대전 유성구의원 의정활동비 인상 구민 찬반 의견 ‘팽팽’
주민 공청회…"20년만에 현실화 vs 정치 혐오 부추길 것"
- 최일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대전 유성구의원 의정활동비 인상 추진을 놓고 구민들 사이에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유성구 의정비 심의위원회는 지방자치법 시행령 개정에 맞춰 월 110만원인 의정활동비를 150만원으로 40만원(36.4%) 인상하는 안을 마련, 20일 구청 대강당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찬성측 구민 A씨는 “2003년 이후 20년간 동결된 의정활동비는 그간 물가 상승과 화폐 가치에 맞지 않았고 너무 열악한 수준이었다. 이제서야 현실화할 수 있게 됐다. 지역 민원 해결을 위해 밤낮으로 애쓰는 구의원들에게 그에 응당한 대가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입장을 내놓은 B씨는 “의정활동비 인상은 구의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도록 재촉하고 독려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재정자립도가 높아지고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의정활동비도 올려야 한다. 그래야 우수한 지역인재가 지방의회로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반대측 구민 C씨는 “고물가·고금리 속에 소상공인은 월세 내기도 빠듯하고 전세사기 피해자도 속출하고 있다. 이런 때 의정활동비를 인상하는 건 정치 혐오를 더욱 부추길 것이다. 다른 지자체가 올리니 우리도 올려야 한다는 식의 인상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C씨는 “공청회보다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게 주민 의견 수렴에 더 효과적일 텐데, 평일 오후 공청회를 여는 것도 소극적인 태도로 개선이 요구된다. 사실상 셀프 인상과 같고 이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꼬집었다.
반대 의사를 표명한 D씨는 “세수 급감으로 지방재정이 악화되고 있는데, 민선 8기 들어 월정수당을 60만원 인상(222만→282만원)했고, 이에 더해 의정활동비까지 올리려는 건 과도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방의원들은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를 합친 의정비를 지급받게 되는데, 20년간 동결된 의정활동비와 달리 월정수당은 4년마다 조정된다.
유성구의원의 경우 현재 월정수당 282만원과 의정활동비 110만원을 합쳐 월 392만원(연 4704만원)을 받고 있고, 의정활동비가 40만원 오르면 월 432만원(연 5184만원)의 의정비를 받게 된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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