잿더미가 된 서천특화시장, 북적이던 설 명절 모습 사라지고 적막감만
설맞아 고향 찾은 사람들 새까맣게 탄 시장 바라보며 탄식
지난 5일부터 농산물동 문 열었지만 손님 없어 ‘개점 휴업’
- 백운석 기자, 김낙희 기자
(서천=뉴스1) 백운석 김낙희 기자 = 설날인 2월 10일 오후 1시 20분 충남 서천군 서천읍 소재 서천수산물특화시장. 지난 1월 22일 늦은 밤 화재로 257개 점포가 소실된 특화시장은 새까맣게 탄 채 형체를 겨우 알아볼 수 있을 정도였다.
해마다 설날 오후가 되면 귀경길에 몰려든 인파로 북적이던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고, 차량들이 뒤엉켜 혼잡했던 주차장도 텅 비어 있었다.
불에 탄 시장 주변에는 화재로 인한 붕괴를 우려해 바리게이트가 쳐진 채 경비업체 직원 6명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설을 맞아 고향에 왔다가 시장을 찾았다는 이 모씨(46‧경기도 수원시)는 “매년 명절 때 조기와 박대 등 생선을 구입했던 서천특화시장에 화재가 났다는 뉴스를 보고 놀랐다”며 “하루 빨리 예전을 모습을 되찾았으면 한다”면서 탄식했다.
이 씨 외에 주차장에서 만난 몇 사람도 화재로 잿더미가 된 특화시장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서천수산물특화시장은 2004년 9월 수산물동과 농산물동, 일반동을 현대화사업으로 지어 개장했다.
수산물동에선 박대, 전어, 꽃게, 갈치, 조기, 김, 각종 말린 생선과 조개류 등을 판매하면서 전국에서 유명세를 탔다. 특히 서천특화시장은 토‧일요일, 공휴일에는 각지에서 전세버스를 이용해 찾을 정도로 전국 명소가 되기도 했다.
그런 서천특화시장은 화재로 상인은 물론 명절날 찾던 외지인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적막감마저 감돌았다.
화재가 난 수산물동 옆 농산물동은 지난 5일부터 영업에 들어갔지만 손님이 없어 ‘개점 휴업’인 상태나 다름없었다.
한 상인은 “수산물동이 장사를 해야 농산물동도 덩달아 장사가 되는데 불이 나 찾는 사람이 없다보니 장사가 안 된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상인은 “4월부터 화물주차장에 임시시장을 개장한다는데 제대로 되겠느냐”고 반문한 뒤 “외지 사람까지 와서 장사를 하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한편 서천특화시장은 지난달 22일 오후 10시 52분쯤 불이 나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시장 점포 257곳이 피해를 입었으며, 51억원 상당의 한국지방재정공제회 건물공재 보험에 가입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ws966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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