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재래시장이 싸죠" 손님들 만족…상인들도 웃음

대전 중앙시장, 차례상 준비하는 발걸음 몰리며 '북적'
계산하랴 응대하랴 정신 없지만 "새해 복" 따뜻한 덕담

9일 오후 대전 동구 중앙시장에서 시민들이 설 차례용품을 구매하고 있다. 2024.2.9/뉴스1 ⓒ News1 허진실 기자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설 연휴 첫 날인 9일 오후 대전 중앙시장. 대전의 대표 재래시장인 이곳은 명절 장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목을 맞은 상인들은 힘찬 목소리로 가격을 외치며 손님 끌기에 분주했고, 시장 안을 오가는 사람들의 양손에는 식재료가 가득 담긴 검은 비닐봉지가 묵직하게 들려 있었다.

사람들은 4일간의 긴 연휴와 오랜만에 볼 가족을 생각하며 들뜬 모습이었다.

가족과 장을 보러 나온 직장인 김모씨(38)는 “주차나 장바구니가 조금 불편하기는 하지만 확실히 전통시장이 대형마트보다 가격이 저렴해 찾게 된다”며 “사람 많은 시장통에서 장을 본 후 출출해서 간식까지 먹으니 명절이구나 싶다”며 웃었다.

아동복 매장에서 내복을 한 벌 구입한 장모씨(64)는 “지난봄에 손녀가 태어나 곧 있으면 돌이 된다”며 “사진을 자주 보지만 실제로 보면 부쩍 컸을 것 같아 어서 보고 싶다”며 설레했다.

높아진 물가에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날 시장에서는 사과가 한 박스에 적게는 6만원에서는 8만원까지 팔리고 있었다.

과일을 보던 서모씨(45)는 “좀 괜찮은 사과를 사려면 7만원은 줘야 한다”며 “올해는 차례상에 놓을 것만 딱 사야겠다”고 손을 내저었다.

대목을 맞은 상인들은 계산하랴 손님 응대하랴 정신없이 바빴지만 얼굴에서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상인과 손님들 간에 물건을 주고받으며 ‘명절 잘 보내시라’는 따뜻한 덕담도 오고 갔다.

중앙시장에서 30년 넘게 과일가게를 운영한 김모씨(67)는 “물가가 올라가 당연히 힘들지만 어디 안 힘든 사람이 있겠냐”며 “그래도 시장 안에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걸 보니 장사할 맛이 난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일부 상인들은 명절 대목은 옛말이라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채소가게를 하는 김모씨(55)도 “사람들이 성수품을 사면서 다른 것도 얼마인지 묻곤 하는데 요즘엔 그런 일도 없다”며 “간혹 물어도 다 비싸다 보니 필요한 것만 사서 돌아가 버리기 일쑤”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