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지원 중단 파장…회원 간 분쟁, 위기 맞은 대전 미술계
일부 회원 ‘문화예술이 있는 공간 조성 사업’ 작품 대여료 착복 의혹 제기
대전미협 “작가들에게 정상 지급” 내역서 증거 제시
-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K-water의 예술인 지원사업은 가난한 전업 작가가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이었는데 사업이 중단되는 게 너무 안타깝네요."
한국수자원공사(K-water) ‘문화예술이 있는 공간 조성 사업’에 참여한 작가는 사업 중단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최근 대전미협이 회원 간 분쟁으로 K-water와 진행하던 일부 사업이 중단되자 미술계 내부에서 자성의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K-water는 지난 2019년 대전 대덕구 본사 건물을 리모델링을 통해 오픈갤러리, 빗물정원, 산책로 등을 갖춰 공연과 전시, 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문화예술이 있는 시민 소통 공간’을 조성하고 기업의 예술후원을 뜻하는 메세나 활동 일환으로 대전미협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문화예술계를 지원해 왔다.
문화예술을 통해 시민과의 소통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으로 공기업의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협약에 따라 대전미협은 2020∼2023년 K-water가 진행하는 ‘문화예술이 있는 공간 조성 사업’과 관련해 작품을 대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회원들이 ‘집행부가 작품 대여료를 착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대전미협 집행부는 "일부 회원들과 언론에서 제기한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며 "작품 대여료는 작가들에게 정상적으로 지급됐다"고 설명하고 작가들에게 지급된 내역을 증거로 제시했다.
대전미협은 의혹을 보도한 일부 언론사에 대해 명예훼손으로 대전지법에 고발한 상태다.
이같은 논란이 제기되자 K-water는 일부 사업을 중단했다.
K-water 관계자는 "지역 예술인 돕기 위한 사업을 진행했는데 불필요한 논쟁에 휘말리게 되면서 공기업 입장에서 사업 진행을 신중하게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며 일부 사업이 중단된 이유를 설명했다.
사업에 참여했던 한 작가는 "공공기관의 예술지원 사업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 활동에 기여하는 부문이 많다”며 “지역 예술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지원사업은 확대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작가는 "일부 회원들의 분쟁이 자칫 협회 전체 분란으로 보이는 것이 아쉽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지역 예술계에 악영향을 주는 행위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대전지역 한 원로 예술인은 "공공기관에서 작가 활동과 작품 판로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은 지역 작가들에게 큰 기회인데 협회 내부 문제로 사업이 없어지면 작가들의 활동 제약과 나아가 대전 미술계 전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대전미협은 회원 간 화해와 협력으로 협회가 발전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전 미술계의 위기 속에 지난 2일 김인환 제20대 대전미술협회장이 취임했다. 대전미협 새 집행부가 협회 회원 간 불협화음을 종식하고 화합의 길로 이끌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presskt@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