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과자 기준’ 만든다…천안시, 품질인증제 도입 추진

천안박물관 인근 호두나무 시배지 알릴 호두공원도 조성
박상돈 시장 "호두 고장 천안시 명성 이어갈 것"

천안 호두. /뉴스1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충남 천안은 국내에서 처음 호두나무가 뿌리내린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시대인 1290년 원(元)나라에서 가져와 천안 광덕사에 심은 묘목이 시초라는 설이 널리 퍼져 있다. 이로 인해 천안은 호두나무의 시배지로 불린다. 천안 광덕 호두나무는 1998년 천연기념물 제398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천안 광덕을 중심으로 재배 면적이 확대되면서 생산량이 늘어난 천안 호두는 호두과자로 재탄생하면서 천안의 명물로 자리잡았다. 1934년 천안역 인근의 한 제과점에서 처음 만들어진 호두과자는 기차를 타고 전국으로 널리 퍼졌고 천안은 호두과자의 고장으로 인식됐다.

현재는 천안에서만 50여 개의 호두과자 제조업체가 등록돼 전국에 천안 호두과자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천안 이외에서도 호두과자가 출시되면서 품질 저하 등 불만도 나오고 있다.

호두과자의 도시로 자부하는 천안시가 칼을 빼들었다.

호두과자 품질 인증제를 도입해 천안 호두과자의 명성을 지켜내겠다는 계획이다.

품질을 담보할 기준을 만들고 기준에 맞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천안시가 품질을 인증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11일 호두과자업체 대표 30여 명이 시청에 모여 호두과자 품질인증 세부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시는 간담회에 이어 품질인증을 시행 중인 타 지자체 사례 조사 등을 통해 세부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천연기념물 제398호로 지정돼 있는 천안 광덕 호두나무. /뉴스1

이와 함께 천안박물관 인근에 호두공원을 조성해 천안 호두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기로 했다.

시는 천안박물관 인근 1만 150㎡ 부지에 25억원을 투입해 천안 호두나무의 문화·역사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호두공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공간별 역사·문화 테마 쉼터와 계절별 색채를 감상할 수 있는 테마길을 조성하고 휴게시설과 포토존, 빛조형물 등을 설치한다.

시는 2025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올해 기본 및 실시설계 완료 및 공원 조성계획을 변경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천안호두 대표품종 육성기반 구축 용역'을 통해 우량 개체 선발과 천안호두 유전자 보존 등 육성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박상돈 시장은 "호두과자 품질 인증제를 도입해 호두과자의 명성과 가치를 높이고 천안호두의 역사문화 홍보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호두 시배재인 천안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issue7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