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입당' 21대 넉달 남기고 대전서 원내정당된 국민의힘

험지 유성구·서구에 '여풍'(與風) 일으킬 구심점 기대
민주당 '철새심판론' 별러…허태정·정기현·김찬훈 도전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입당식을 가진 무소속 이상민 의원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4.1.8 /뉴스1 ⓒNews1 구윤성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무소속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 5선)이 더불어민주당 탈당 36일만에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21대 국회 임기 만료(5월29일) 넉 달여를 남기고 대전에서 원내정당이 됐다.

지난달 3일 ‘이재명 사당화’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민주당을 떠난 이 의원은 22대 총선 D-93인 8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석상에서 입당식을 갖고 여당 의원 신분이 됐다.

이 의원은 “따뜻하게 환영해주셔서 감사하다. 주변에 만류하는 분들도 많았지만 호랑이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간다는 다부진 생각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하게 됐다. 걱정과 두려움만 있는 건 아니다. 신학기에 입학하는 학생과 같은 설렘도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고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원내 1당이 돼야 한다. 그러려면 분발해야 하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야 한다. 국민의힘 험지인 제 지역구를 챙기고 인접 지역, 나아가 세종·충남·충북, 중부권에서 미력하나마 노력을 해 총선 승리에 역할을 하고 그것으로 평가받고 싶다. 성과로 꼭 보답하겠다”며 4·10 총선 승리를 견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단순히 다선 의원 한 명이 당을 옮긴 게 아니다. 이상민 의원의 용기와 경륜으로 우리는 개딸(개혁의 딸, 민주당 내 이재명 대표 열성 지지층)과 전체주의가 계속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됐다. 이 의원과 함께 길을 만들겠다. 이 의원의 결단에 동참해 주시는 충청의 지지자들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입당식을 가진 이상민 의원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1.8 /뉴스1 ⓒNews1 구윤성 기자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의 대전 7개 의석 싹쓸이(동구-장철민, 중구-황운하, 서구갑-박병석, 서구을-박범계, 유성갑-조승래, 유성을-이상민, 대덕구-박영순)를 힘없이 지켜봐야 했던 국민의힘으로선 22대 총선을 석 달 남겨 놓은 시점에 5선의 지역구 의원을 품으며 원내에 진입했다.

험지 유성을에 자당 깃발을 꽂은 국민의힘으로선 이 의원의 입당이 민주당의 공고한 아성이 된 유성갑, 서구갑·을까지 뒤흔들며 ‘여풍(與風)’이 일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에선 이 의원의 여당행이 이미 예측됐던 만큼 총선에 미칠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고 개인적 욕심(6선 후 국회의장 도전)을 채우려 둥지를 바꿨다는 ‘철새 심판론’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허태정 전 대전시장 △정기현 전 대전시의원 △김찬훈 대전YMCA 이사장이 유성을 예비후보로 등록해 표밭을 갈며 이 의원과의 대결을 벼르고 있다.

한 달여간 행보를 고심하며 제3세력 신당행도 점쳐졌던 이 의원으로선 원내 제1당 가능성이 있는 여당행이란 안정적인 길을 택했다. 지난 6일 한 위원장과의 오찬 회동 후 이틀만에 국민의힘 당적을 갖게 된 그의 6선 여부가 대전지역 총선 판도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로 부상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