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학습능력 높이는 열쇠 뇌과학서 찾아

기초과학연구원 공동연구팀

연구 모식도.(IBS 제공)/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인공지능(AI) 학습 능력을 높이는 열쇠를 뇌과학에서 찾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이창준 단장과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차미영 CI공동 연구팀이 AI 모델이 뇌의 기억 통합 메커니즘과 유사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규명하고, 뇌의 해마에서 일어나는 기억 통합의 생물학적 특징을 적용해 인공지능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우리 뇌 변연계에 있는 해마에서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 기억 통합 과정에서 NMDA 수용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NMDA 수용체는 뇌의 학습, 기억, 공간 인식과 관련된 신경세포 연결 부위인 시냅스후 막에 위치한 특별한 종류의 이온채널 글루탐산 수용체다.

이 수용체는 평소에는 닫혀있다가 글루탐산과 결합 시에만 이온이 지나가는 통로가 돼 신경 연결의 강도를 조절하고 기억 형성에 관여하게 된다.

연구진은 NMDA 수용체의 이러한 특징에 주목, 이를 모사한 새로운 활성화 함수를 개발해 트랜스포머 모델에 적용했다.

이어 테스트를 통해 단기 기억이 장기 기억으로 전환되는 기억 통합 메커니즘을 확인할 수 있다.

또 NMDA 수용체 특징을 모방한 인공지능 모델은 우리 뇌 속 해마의 장소세포처럼 위치를 인지하는 기능을 형성했으며, 기존 모델 대비 기억 통합 능력이 크게 향상됐다.

이는 트랜스포머 모델에 NMDA 수용체의 비선형성을 도입함으로써 우리 뇌와 유사하게 장기 기억과 공간 표상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창준 IBS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단장. /뉴스1

이창준 단장은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의 성능 향상뿐 아니라 인간의 뇌와 인공지능 간 연결성에 대한 이해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뇌의 작동 원리를 더 깊게 이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더 발전된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미영 CI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지능 모델을 통해 향후 인간과 유사한 방식으로 정보를 처리하고 기억하는 저비용 고성능 인공지능 시스템이 나올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연구성과는 오는 12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 AI 학술대회인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에 채택됐다.

memory44444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