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덕특구 예산 25% 줄어" vs 국힘 "군살 빼는 과정"

총선 140여일 앞두고 여야 대전서 충돌

15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현 최고위원, 이 대표, 황운하 대전시당 위원장. /뉴스1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22대 총선이 1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가 중원에서 날선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5일 대전시당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토 균형발전은 시대의 과제이고, 지방에 대한 정책적 고려는 배려가 아닌 의무가 됐다. 그런데 최근 서울을 늘려나가겠다는 아주 황당무계한 ‘표’퓰리즘적인 주장이 국민들의 걱정거리를 늘리고 있다”며 경기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을 당론으로 추진하려는 국민의힘을 겨냥했다.

이 대표는 또 “R&D(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삭감해 젊은 연구자들이 연구직에서 쫓겨나거나 생계에 위협을 겪는 황당무계한 일도 벌어지고 있다. 21세기 선진경제강국에서 일어날 수 없는 해괴한 일”이라며 윤석열 정권을 비판했다.

대전 대덕구청장을 지낸 박정현 최고위원은 “충청권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을 거치면서 ‘과학도시 대전’ ‘행정중심복합도시 세종’ ‘내포신도시 개발로 더 커진 충남’ ‘바이오산업의 메카 충북’으로 성장했다. 그런데 ‘충청의 아들’을 자처하는 윤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현안 해결이 지체돼 충청인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현 정부의 ‘전국이 골고루 잘 사는 지방시대’는 구호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박 최고위원은 “뜬금없이 ‘메가 서울’을 던졌다가 거센 비판에 직면한 여당은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뉴시티’를 슬그머니 내놓았다. 지방시대를 제대로 열려면 '충청권 메가시티'를 먼저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가 내년 R&D 예산 16.6%를 삭감하는 바람에 대한민국 혁신성장을 이끈 대덕특구 예산 25%가 줄었다. 과학계와 국민의 저항이 거세지자 당정은 예산을 살리겠다고 하지만 과학계 의견을 수용하지 않고 구체적인 액수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께 묻는다. 삭감된 R&D 예산은 살리겠다는 건가, 살리는 시늉만 하겠다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최고위원은 또 “올해 60조원의 세수가 감소해 지방정부 주요 재원인 보통교부세와 부동산교부세가 현저히 줄었는데,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고사 위기에 있는 지방을 방치한다면 국민의힘 단체장들부터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운하 대전시당 위원장은 “대전은 어느 지역보다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광역단체장의 아집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리틀 윤석열’로 불리고 싶어하면서 엉망진창 시정으로 시민의 삶을 무너뜨려온 이장우 시장은 민생 예산 삭감에 이어 시민사회와의 협치를 거부하면서 ‘토건 속도전’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가의 미래도, 대전의 미래도 암울하다”고 발언했다.

황 위원장은 “대덕특구와 과학기술계가 홀대를 넘어 천대를 받고 있다. 근거 없이 연구자들을 '이권 카르텔'로 몰아 범죄자 취급하더니 R&D 예산을 삭감했다. 정작 카르텔은 ‘검찰 카르텔’이 문제”라며 “대전은 서민들의 전세사기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 피해액이 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부와 대전시는 강 건너 불구경”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15일 대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권과 자당을 강도 높게 비판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반박 논평을 발표했다. /뉴스1

민주당 지도부의 이 같은 거친 공세에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민주당은 비난보다 반성이 먼저’라는 제하의 논평을 내 제1야당의 후안무치(厚顔無恥)를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지난 10여년 민주당 시장이 시정을 운영하면서 도시철도 2호선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고, 21대 국회 대전지역 의석(7석)을 모두 차지한 민주당은 대전 발전의 발목을 잡아왔다. 민주당은 그간의 무능에 대해 반성부터 해야 한다”고 역공을 폈다.

그러면서 “전세사기 피해가 발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로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임대차 3법’이 꼽힌다. 임대차 3법이 부동산시장을 왜곡해 전세사기가 발생했음에도 민주당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며 “국가 채무 1000조 시대, 가계부채 2000조 시대를 연 민주당은 미래 세대에 대한 미안함도 없이 오직 재정 확대만 외쳐 국가 재정 악화를 초래했다”고 개탄했다.

R&D 예산 삭감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무조건적인 비판을 자제하라”고 민주당에 촉구하고, “R&D 예산안 조정은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필요치 않은 군살을 빼는 과정으로, 몸이 건강해져야 질적·양적으로 성장한 R&D 예산 지원이 가능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