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1000배 축소한 분광기로 과일 당도 정밀 측정

고체잠입회절판구조 마이크로분광기 기반 휴대용 분광 센서(왼쪽)와 휴대용 분광 센서를 이용한 과일 표면 반사 스펙트럼 측정. (KAIST 제공) /뉴스1
고체잠입회절판구조 마이크로분광기 기반 휴대용 분광 센서(왼쪽)와 휴대용 분광 센서를 이용한 과일 표면 반사 스펙트럼 측정. (KAIST 제공) /뉴스1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국내 연구진이 1000배 축소된 분광기로 과일 당도를 정밀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 및 뇌공학과 정기훈 교수 연구팀이 가시광선·근적외선 분광을 바탕으로 현장 진단에 적합한 고해상도의 휴대용 분광 센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는 눈으로 보기에 잘 익은 사과의 당도를 휴대용 분광기로 정확하게 예측 가능한 기술이다.

물질이 반사 또는 흡수하는 빛의 파장 분포를 통해 고유의 성분을 분석할 수 있다는 면에서 분광측정은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비파괴 시료 분석에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기존 상용분광기는 실시간 성분분석을 제공하지만 시스템의 크기가 커서 휴대용이나 현장 진단에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수 밀리미터 두께의 분광기 내로 들어온 가시광선이 석영(Quartz) 속에 제작된 회절판을 거치며 짧은 거리에서 넓게 분산시키는 형태인 고체잠입회절판구조를 처음으로 제안했다.

또 회절판과 굴절률이 유사한 렌즈를 접합해 분산된 빛이 이미지센서에 평면 초점을 맺히도록 설계, 가시광선 전 영역에서 균일한 분광분해능을 갖도록 제작했다.

연구팀이 제작한 마이크로분광기 모듈은 8㎜×12.5㎜×15㎜의 크기를 가지고, 이는 기존 상용분광기를 1000 배 이상 축소한 성과다.

이는 상용분광기의 성능과 비슷한 평균 5.8nm의 고해상도 및 작동 파장 범위 내 76% 이상의 고감도를 나타낸다.

연구팀은 마이크로분광기 모듈의 응용예시를 실험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휴대용 분광 센서를 설계·제작하고, 분광 응용 분야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인 과일의 품질 검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제작한 마이크로분광기와 백색 LED 등을 결합한 분광 센서는 과일의 표면에 부착해 손쉽게 분광 신호를 획득했다.

연구팀은 또 분광 신호의 형태를 분석해 과일의 성숙도를 예측해 실제 성숙도와 비교하고, 0.91 이상의 높은 상관계수로 신뢰도 높은 예측 모델을 정립했다.

이를 통해 기존 소형 분광기에서 발생했던 광학 성능의 저하를 고체잠입회절판구조의 마이크로분광기를 이용해 해결하고, 휴대용 분광 센서의 현장 진단에 활용 가능함을 확인했다.

정기훈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뉴스1

정기훈 교수는 “초박형 및 고해상도의 마이크로분광기는 식음료 품질검사는 물론 현장형 검사/진단이 필요한 농수산물·헬스케어 분야뿐만 아니라 고속 품질분석이 필요한 제약·바이오·반도체 검사 분야에서 정확하고 비침습적인 분석을 위한 중요한 도구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정우 박사과정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단법인 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 ㈜파이퀀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memory44444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