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 '글로벌아카데미' 예산 삭감…여야 ‘네 탓' 현수막 즐비
공공형 외국어 교육기관 설립 놓고 갈등 심화
학부모단체 "삭감 주도 민주당 구의원 전원 사퇴" 촉구
- 최일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대전 동구 곳곳에서 여야가 특정 사안을 놓고 상대방의 책임을 부각시키는 현수막을 부착,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로를 향해 각성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국민의힘 대전시당은 ‘글로벌아카데미 설립 부결시킨 민주당은 각성하라’,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교육격차 외면하는 구청장은 각성하라’고 현수막을 내건 것.
이 같은 상황은 공공형 외국어 교육기관인 동구 글로벌아카데미 설립 관련 예산 8억2000만원이 지난 13일 폐회한 구의회 제274회 임시회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촉발됐다.
국민의힘 소속 박희조 구청장의 공약사업인 글로벌아카데미를 가오동 옛 국제화센터에 설치하려는 구는 센터 리모델링에 따른 실시설계용역 4억5000만원과 현재 입주해 있는 구문화원·구체육회 이전 실시설계용역 3억7000만원을 올 2차 추경안에 반영시키려 했지만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동구의회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전체 의석 10석을 절반씩 점유해 팽팽히 맞서는 형국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국민의힘은 “대전 동·서 교육격차 해소와 미래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추진하는 사업에 초당적으로 협력, 하루빨리 글로벌아카데미가 설립되도록 해야 하는데 민주당 의원들이 지난해에 이어 또다시 예산을 삭감해 제동이 걸렸다”며 야당에 화살을 날리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대전세종연구원에 의뢰한 연구용역(6500만원 소요)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 미리 입지(동구문화원이 입주해 있는 가오동 옛 국제화센터)를 선정하고 예산안을 편성했다”며 행정절차상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2020년 가오동으로 이전해 온 구문화원·구체육회 재이전에 따른 예산 낭비 △남부권에 위치해 북부권 학생들의 이용에 불편 초래를 이유로 박 구청장에게 보다 신중한 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대, 대전학부모연합회, 대전교육지킴이시민연대 등 학부모단체 회원들은 21일 동구의회 앞에서 성명을 발표 “구민의 숙원인 글로벌아카데미 건립을 막으면서 그 책임을 구청장에게 떠넘기는 민주당 의원은 전원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인구가 날로 감소하는 동구의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새로운 디딤돌이 될 글로벌아카데미를 즉각 추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영순 의장(국민의힘)을 면담해 글로벌아카데미 건립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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