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지역주택조합 내부갈등·납입금 소송에 난항…"투자 유의해야"
- 김태진 기자
(대전=뉴스1) 김태진 기자 = 대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건설사업이 토지주와의 법적 다툼과 시공사 선정 어려움 등으로 진통을 겪으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업 지연에 따른 초과 분담금 납입으로 투자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4일 정비업계와 지자체에 따르면 대전 동구 산내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이하, 산내조합)는 산내동 일원에서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이지만, 시공사 선정 등을 싸고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산내조합이 최초 선정한 시공사 '대우산업개발(당시 '산내 이안')'이 중도 하차 하면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어서다.
산내조합 관계자는 "다시 건설사를 찾으려고 하니 골치 아프다"며 "조합원이 500여명인데 이자도 있고, 몇 년 전 3.3㎡(1평) 당 380만 원이던 공사비가 지금은 500만 원까지 올라서 조합원들이 추가 분담금을 내야 된다"고 말했다.
산내조합은 3~4년 전 650만~750만 원대 분양가를 책정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1000만 원이 넘는 분양가를 고려하고 있다.
결국 분양가 인상이 불가피 해 금전적인 부담은 조합원들과 일반 분양자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동구 용운동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이하, 용운조합)가 추진하는 아파트 '에일린의 뜰'은 조합장 등의 자금 사용문제를 놓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용운조합은 지난 4월 정기총회에서 분담금 약 150억~160억 원을 투명하게 사용 및 관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진위원장을 해임했다.
당시 정기총회에서 자산신탁에 잔액이 약 3억~4억 원 정도 밖에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조합원으로 받은 투자금으로 토지 매입을 하지 않고, 광고비와 분양전시관 운영비, 인건비 등으로 3억~4억 원을 제외한 전액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비대위가 변호사 선임 후 조합의 자금 사용이 투명하지 않다며 최근 대전경찰청에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구 관계자는 "(용운지주택조합) 비대위가 지주택 관련 전문적인 법률 자문을 서울의 한 법무법인에 의뢰해 자료를 받았고, 이를 취합해 본격 대응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법원 출석 등 원거리 문제로 대전의 한 법무법인을 통해 집단소송에 들어갔고, 이외 조합원 개개인의 개별소송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는 약 10곳의 지역주택조합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중구 선화지역주택조합, 대덕구 회덕지역주택조합, 서구 도마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유성구 도안교원에듀타운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등에서도 '납입금 반환 민사소송' 등 여러 송사로 인해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원을 모집해 받은 분담금으로 토지를 매입한 후 직접 아파트를 지어 입주하는 방식으로, 일반 분양의 절반 수준의 분양가로 아파트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지주택은 95% 이상 토지 확보해야 착공이 가능한 데 기존 토지주들의 '알박기'와 금리 인상이란 대내외적 변수가 도사리고 있어 위험 부담이 큰 편이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지주택 추진위 조합장(대표)이 불신임안으로 총회에서 해임되는 경우가 잦다"며 "이런 다툼이 많은 조합의 경우 사업 지연도 문제지만 소송에 들어가는 비용만 수 억~ 수십 억 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주택은 조합원이 스스로 선택해 투자한 자금으로 조합 운영과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는 만큼 그에 따른 위험 부담은 고스란히 투자자에게 귀속된다"며 "일반 분양에 비해 싼 가격 메리트만 보지 말고 사업 성공 가능성을 꼼꼼히 따져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한 자치구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구청에서 지역주택조합을 상대로 법적으로 강제 규제할 방법은 없다"며 "지주택에 투자를 할 경우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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