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천 급류 휩쓸려 숨진 10대 유족 "소방대응 부실" 호소

"도와달라는 목소리 들었는데도 수색 안해"
소방당국 "사실과 다른 부분 있어…유감"

대전천 급류에 휩쓸려 숨진 10대 A군의 유족과 친구들이 24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당시 소방당국의 대응이 부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뉴스1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지난 19일 통행이 금지된 대전천변에 발을 담갔다가 급류에 휩쓸려 숨진 10대 유족이 사고 당시 소방당국 등의 대응이 부실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24일 숨진 A군 유족은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장에 최초로 출동한 119 구급대원들에게 사고 전 함께 있던 친구들이 도와달라는 목소리를 들었으니 당장 구해야 한다고 말했음에도 들어가지 못하게 막고 손전등으로 물가만 비춰봤다”며 “빨리 장비를 챙겨 물에 들어가 구해달라고 외쳤지만 위험하다는 말만 하고 현장을 떠나버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족들이 직접 사고 현장에 가보니 로프와 장비들은 차에 있었고 전혀 엉뚱한 장소에서 수심과 유속을 확인하고 있었다”며 “답답한 마음에 소리를 지르고 직접 물에 들어가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친구들이 목소리를 들었다는 장소를 수색했고 결국 4시간 만에 시신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조대원들은 유가족들과 친구들의 말을 무시한 채 수색 인원을 하천 하류쪽으로 보내 시간을 지체했다”며 “더 빠르게 수색했다면 생명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지만 가족을 잃은 유족의 슬픔을 헤아려 당장 입장을 표명하지는 않겠다”고 유감을 표했다.

한편 A군은 지난 19일 오전 0시48분께 대전 동구 대전천에서 호기심에 급류에 발을 담갔다가 휩쓸려 약 4시간 만인 오전 5시께 약 300m 떨어진 보문교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천변 하상도로 및 언더 패스는 집중호우로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18일 오후부터 통행이 통제된 상태였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