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대덕과학문화센터 매각'?…경쟁업체 법적 대응예고

(대전ㆍ충남=뉴스1) 허진실 기자 = 학교법인 감리교학원(목원대학교·대전)이 지난 11일 한국토지신탁과 대전대덕과학문화센터 매각 계약을 체결한 가운데 한 경쟁업체에서 “기업평가등급이 낮은 위탁사가 편법으로 신탁사를 앞세워 낙찰을 받았다”며 목원대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서 관심이 모인다.

13일 A업체에 따르면 목원대에 대해 법원에 부동산 처분 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경찰에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A업체 대표는 “한국토지신탁이 위탁사와 신탁계약을 맺고 대덕과학문화센터를 매입했다”며 “한국토지신탁이 위탁사에 명의를 빌려주고 부동산을 대리취득하는 방식으로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경우 한국토지신탁 명의로 문화센터를 매입해도 실제 소유자는 위탁사”라며 “이는 해당 부동산에 매입의사가 있던 업체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며 한국토지신탁이 아닌 제3자에게 매각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계약”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뉴스1> 확인 결과, 한국토지신탁의 위탁사는 부동산 중개 및 대리업을 하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기업으로 NICE평가정보의 기업평가(지난 5월12일 산출)에서 CCC를 받았다.

기업평가등급은 기업의 신용도를 채무상환능력과 재무건전성 등의 관점에서 산출해 신용위험의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다.

기업은 신용상태와 기업평가등급에 따라 우수(AAA, AA, A), 양호(BBB), 보통(BB, B), 열위(CCC, CC, C), 부도(D), 평가제외(R)로 나뉜다.

이 가운데 CCC는 상거래를 위한 신용능력이 보통이하로 거래위험 발생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한 기업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목원대와 한국토지신탁, 위탁사는 법률 자문을 거친 만큼 절차 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목원대 관계자는 “매매계약은 한국토지신탁과 체결했고 위탁사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며 “입찰과정과 내용에 대해 법률 자문을 받은 결과 매수인 단독입찰 및 수의계약이므로 매도, 매수 당사자 간 합의하면 문제없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답했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 역시 “이번 사업은 위탁사에서 위탁받아 진행하는 사업”이라며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거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위탁사 대표는 “한국토지신탁과 부지 매입부터 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며 “기업평가등급 조건을 충족하는 한국토지신탁이 신탁계약을 통해 적법하게 부동산을 취득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될 소지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목원대는 대덕과학문화센터를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시스템 ‘온비드’를 통해 2차례에 걸쳐(2월28일~3월13일, 3월17~30일) 최저입찰가 870억원으로 공개입찰을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됐다.

당시 1차 공개입찰에는 2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기업평가등급 A- 이상’인 자격조건을 충족하지 못했고 2차 공개입찰에는 응찰자가 없었다.

이어 6월 들어 진행된 3차 수의계약 입찰에 한국투자신탁이 매수의향서를 단독 제출했고, 목원대는 지난 5일 이사회를 통해 대덕과학문화센터를 한국토지신탁에게 920억원에 매각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한편 1993년 대덕연구단지관리본부(현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가 건립한 대덕과학문화센터는 2003년 목원대에 인수(매입가 268억원)됐다. 하지만 해당 지역이 상업지구에 속해 교육시설로의 활용이 여의치 않자 목원대는 2015년 공개입찰을 통해 매각을 시도했고, 낙찰자(480억원)인 민간업체와의 계약 파기로 장기간 소송전에 휘말렸다가 지난 2월 최종 승소한 바 있다.

목원대는 항소심 승소 직후인 지난해 11월 교육부로부터 교육용 기본재산 처분 허가(1년 유효)를 받아 대덕과학문화센터 재매각을 추진해왔다.

zzonehjs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