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집유 받게 해주겠다" 신도 속여 2천만원 챙긴 스님…2심도 실형

(대전=뉴스1) 김종서 기자 = 아들이 구속될 위기에 놓였다는 불교 신도를 속여 거액을 편취한 주지승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대전지법 형사항소2부(재판장 최형철)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59)와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1심과 같은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5월 자신이 주지로 있는 충남 공주시의 한 사찰에서 신도 B씨로부터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구속될 수 있다는 말을 듣자 "나에게 돈을 주면 징역 살 기간을 줄여주거나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 변호인도 선임해 주고 일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좋은 것도 먹이겠다"고 속여 2000만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집행유예를 받게 해주겠다고 받은 돈이 아닌 의뢰인을 위한 천도제에 필요한 비용이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타인의 모범이 돼야 할 종교인임에도 동종범행을 저질러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고 신도인 피해자의 금원을 횡령하는 등 형사처벌 전력이 있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며 "반성 없이 책임을 피하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어 실형 선고는 불가피하다"며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1심은 A씨가 B씨로부터 받은 2000만원 중 변호사 선임비로 쓴 340만원에 대해서는 범죄 피해액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과 A씨는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나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양측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kjs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