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뜬눈으로 밤새워" 소 축사에 밤새 물 뿌려…매캐한 냄새 '진동'

대전 산직동 산불 이재민 중증 장애인이 다수
사회복지시설 16곳 산재…기성종합복지관으로 700여명 긴급 대피

2일 대전 서구 산직동 산불로 인해 인근 기성종합사회복지관으로 긴급 대피한 장애인들이 3일 오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있다. ⓒ뉴스1 최일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너무 놀랐습니다. 밤새 한 숨도 못잤지요.”

대전 서구 오동 주민 신모씨는 2일 정오가 조금 지나 인근 산직동 안산 자락에서 발생한 산불이 무섭게 번지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소를 키우는 축사로 불이 붙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물을 계속 뿌렸다는 신씨는 “그나마 인명 피해가 없고, 민가 피해가 적어 천만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새마을부녀회 회원인 신씨는 3일 오전 기성종합사회복지관을 찾아 이곳으로 긴급 대피한 중증장애인들을 위해 배식봉사를 했다.

산불이 난 지역 인근에 사회복지시설이 16개나 산재해 있어 입소자와 종사자 700여명이 기성종합사회복지관에서 불안한 마음으로 하룻밤을 보냈기 때문이다.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서구자원봉사단과 적십자회·새마을부녀회 등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을 찾아 아침 배식이 이뤄진 것으로, 이재민 대피소가 된 복지관 곳곳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들로 가득찼다.

2일 대전 서구 산직동 산불로 인해 인근 기성종합사회복지관으로 긴급 대피한 장애인들이 3일 오전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최일 기자

매캐한 냄새가 가시지 않은 복지관 바로 옆 기성중학교 운동장에는 소방차 수십대가 도열해 화마와의 밤샘 사투가 벌어졌음을 체감케 했다.

오전 9시 현재 진화율은 70%로 파악된 가운데, 최대 초속 12m의 강풍으로 완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남성현 산림청장은 현장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2일 대전 서구 산직동 산불로 인해 기성종합사회복지관으로 긴급 대피한 장애인들을 위해 3일 오전 자원봉사들이 배식 봉사를 하고 있다. ⓒ뉴스1 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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