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코로나 백신접종 시작됐지만…병원 한산, 준비도 부실

"부작용 걱정 여전" 대전 3만2700명 중 30여명 예약 그쳐
일부 의료기관 민원인 응대 제대로 못하고 안내문 없어

만 6개월부터 4세까지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3일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로 대전·충남은 예약건수가 미미하다. ⓒNews1 김민지 기자

(대전·충남=뉴스1) 최일 이시우 기자 = 만 6개월부터 4세 미만 영유아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3일 시작됐지만 관심 저조와 접종을 꺼리는 분위기 속에 접종 기관으로 지정된 병·의원들의 준비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 취재 결과, 대전의 경우 접종 대상인 영유아가 약 3만2700명인데 지난달 30일부터 사전 예약(22개 병·의원)을 접수한 결과, 보름이 경과한 13일 현재까지 예약자가 30여명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각 병·의원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자율적으로 요일을 정해 일주일에 하루만 영유아 접종을 하고 있어 첫날인 13일 대전에선 A의원 1곳에서만 접종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A의원 관계자는 “주 단위로 예약을 받는데, 이번주는 단 1건이 예약돼 있다”며 “부모들이 추이를 지켜본 후에 접종을 하려는 것 같다. 그동안 일주일에 1~2건 전화 문의만 있었을 뿐”이라며 “아직 홍보가 부족해서 그런지 관심이 저조하다”고 설명했다.

매주 수요일 접종을 할 수 있는 B병원에선 직원들조차 영유아 코로나 백신 접종 관련 내용을 인지하지 못한 채 민원인 문의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다”라고 답변하는 등 제대로 응대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병원 어디에도 안내문 하나 붙어 있지 않았다.

‘준비가 너무 소홀한 것 아니냐’라는 지적에 한 직원은 “성인들도 코로나 백신을 맞고 후유증으로 고생을 했는데, 영유아를 둔 부모들 중 백신을 맞히려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나”라고 반문하며, 귀찮은 업무를 떠안게 됐다는 듯한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충남 역시 대전과 유사한 분위기다. 천안의 한 코로나19 위탁의료기관에는 이날 오전 내내 영유아 백신 관련 접종 문의가 단 한 건도 없었고, 부모들도 백신 접종을 권고하는 방역당국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4살 된 딸을 키우는 강모씨(35)는 “최근 질병관리청 문자메시지를 받고 우리 아이가 백신 접종 대상자임을 알게 됐다”며 “이미 한 차례 코로나에 감염된 적이 있는데, 접종이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3세 남아를 둔 현모씨(34)는 “최근까지 파상풍 등 3~4개 예방접종을 맞았다. 아이의 건강을 위한 일이지만 앞으로 예정된 기존 예방접종 외에 추가로 주사를 맞히기가 미안할 정도”라며 접종에 부정적 의견을 드러냈다.

영유아에 대한 백신 안정성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점도 부모들이 병원으로 가기 꺼리는 이유로 꼽힌다.

4살과 2살 자녀가 있는 이모씨(41)는 “실내 마스크 착용이 의무에서 권고로 완화되면서 코로나 자체에 관한 경각심은 많이 낮아졌지만,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며 “영유아용 화이자 백신을 맞힌다곤 하지만 안전성이 어느 정도인지 아무런 정보가 없어 선뜻 접종에 나서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