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장관 대전서 현안점검…야당 "이태원참사 유가족부터 만나라"

이재명 “민주주의 유신 이전으로 후퇴” 尹정권 비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대전 동구 역전시장과 중앙시장을 방문해 동절기 화재 예방 점검을 하고 있다. ⓒNews1 김기태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 건의안이 야당 단독 의결로 국회를 통과한 지 이틀만에 이 장관이 대전을 찾아 현안 점검에 나서자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부터 만나라”고 질타했고, 같은 날 대전을 방문한 이재명 대표는 “민주주의를 유신 이전으로 후퇴시켰다”며 윤석열 정권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장관은 13일 대전 역전시장·중앙시장에서 전기‧가스‧소방 안전점검을 했고 이장우 대전시장 및 동구 박희조, 중구 김광신, 서구 서철모, 대덕구 최충규, 유성구 정용래 구청장을 만나 재난 안전대책을 논의했다.

또 지역 스타트업인 ㈜트위니(쌍둥이 형제가 2015년 8월 창업한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에서 청년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방소멸을 막고 청년들이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지역에서 좋은 일자리가 지속적으로 창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3일 대전 중구 '커먼즈필드 대전'에서 열린 이장우 대전시장 및 5개 자치구 구청장들과의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성구 정용래·동구 박희조 구청장, 이장우 시장, 이상민 장관, 서구 서철모·대덕구 최충규·중구 김광신 구청장. ⓒNews1 김기태 기자

이 같은 이 장관의 행보에 야당은 “국민을 무시하는 후안무치한 행태”라고 발끈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당신이 만나야 할 사람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입니다’라는 논평을 내고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의결(11일)된 이 장관은 158명의 젊은이가 생을 달리한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해 유가족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과 한마디 없었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의무가 있는 국가가 책임을 다하지 않아 발생한 참사를 외면한 채 전통시장 안전점검을 하는 이 장관의 행보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부터 만나는 게 순리다. 이태원 참사 관련 전국 첫 지역대책기구인 ‘10·29 이태원 참사 대전대책회의’ 출범(12일) 다음날 보란 듯이 대전을 방문한 것은 사과·사퇴의 뜻이 전혀 없음을 보여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이 장관은 고교·대학 선배인 윤석열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지 말고 국민의 눈을 바라보라. 어떤 변명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이태원 참사 책임으로부터 도망칠 수 없음을 깨달으라”며 “더 이상 유가족과 국민 가슴에 대못질을 하지 말고 해임건의안은 국민의 명령이자 유가족의 절규임을 직시해 자진 사퇴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운데)가 13일 대전 유성문화원에서 열린 '찾아가는 국민보고회'에 참석해 황운하 대전시당 위원장(오른쪽 두 번째), 홍성국 세종시당 위원장(맨 오른쪽) 등과 함께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News1 이재명 기자

공교롭게도 이 장관과 같은 날 대전을 찾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유성문화원에서 열린 ‘국민 속으로, 경청투어-찾아가는 국민보고회’(대전·세종편)에 참석해 “수많은 사람이 목숨 바치고 피 흘려서 만든 민주주의가 몇 달 사이에 유신 이전으로 후퇴한 것 같다. 군사정권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불안해지고 민주주의가 질식하고 있다”고 국민의힘 정권을 비판했다.

choi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