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677대 피해'…검찰, 천안 아파트 화재 책임자에 실형 구형
세차업체 직원·업체 대표 각각 금고 3년, 2년
'스프링클러 중지' 아파트 직원도 징역 2년
- 이시우 기자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가스폭발 화재로 차량 677대가 파손된 충남 천안의 아파트 화재 책임자들에 대해 검찰이 실형을 구형했다.
8일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서전교) 심리로 열린 출장세차 업체 직원 A씨(31)와 업체 대표 B씨(34) 등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금고 3년, B씨에게 금고 2년을 각각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8월11일 스팀 세차를 위해 방문한 천안 불당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담배를 피우기 위해 라이터에 불을 켜 LP가스가 폭발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가스가 폭발하면서 주차장 시설물과 차량 677대가 불에 타거나 그을려 40여억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국과수 감정 결과 차량 내부에 설치된 LP가스 밸브가 열려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가스 밸브가 열려 있는 이유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세차업체 대표 B씨도 차량에 위험 물질인 LP가스를 설치하면서 가스누출 여부를 점검하지 않고 직원에게 안전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또 화재 당시 화재감지기 경보를 임의로 중지해 초동 조치를 지연시킨 혐의(소방시설법 위반)로 기소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C씨(62)에 대해서는 징역 2년, 해당 관리업체에게는 벌금 2000만원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범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가스 누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점 등을 부각시켰다.
세차업체 직원 A씨의 법률 대리인은 “사고 직전 작업 당시 CCTV영상을 보면 가스밸브를 열거나 전원을 조작하는 모습이 없었다”며 가스 누출 책임이 없음을 주장했다.
변호인은 “하루 평균 20~25건의 세차 일을 하느라 중간에 식사할 시간도 없을 만큼 바빴다. 휴식을 취할 때도 거의 차량 안에 있었다. 1년 이상 어떠한 안전 사고도 없이 작업을 해왔기 때문에 경각심을 가지지 못해 사건이 일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순간적인 부주의로 중대한 피해를 발생하게 해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 피고인도 화상을 입어 후유증이 남아 있는 상태”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세차업체 대표 B씨의 변호인도 “이 사건에 정확하게 가스 누출이 왜 일어났는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A씨가 라이터를 사용할 것이라는 것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사고 발생은 안타깝지만 화재 발생 후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스프링클러를 차단해 결과적으로 화재가 크게 번지게 됐다”고 주장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 C씨의 변호인은 “아파트와 관리 업체에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고 방제 업무 매뉴얼이 없었다. 소방 수신기 오작동이 매월 2~3차례 이상 잦아 입주민들의 민원이 심했다”고 항변했다.
그는 “아파트 업무 범위가 매우 넓어 소방 관련 문제를 제대로 대처하기 어려웠다. 스프링클러도 화재 확산을 방지할 만큼 적절하고 유효하게 설치된 것은 아니었다”며 “피고인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점은 있지만 모든 피해가 피고인의 책임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변론했다.
피고인들도 최후 진술을 통해 “잘못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고 후회하고 있다”면서도 “감당할 수 없는 피해 보상이나 처벌이 내려지지 않도록 선처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9월5일 오전 10시30분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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