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시장에 대전 1만세대 '분양 폭탄'…미분양 '우려'
500세대 이상만 7개단지 7500여 세대 등 1만여 세대 쏟아져
위치·규모 등 수요자 선호도 따라 신규 단지 청약 엇갈릴 듯
- 백운석 기자
(대전=뉴스1) 백운석 기자 = 올 하반기 대전 분양시장에 큰 장이 선다. 500세대 이상 아파트만 7개단지 7500여 세대, 소규모 단지와 도시형생활주택까지 포함하면 줄잡아도 1만여 세대의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많은 물량이 하반기 분양시장에 나오면서 지역과 위치·규모 등에 따라 미분양 아파트가 나올 것이란 조심스런 전망마저 나온다. 올 들어 금융권의 금리 인상과 아파트 매매 및 전세가격 하락 여파로 주택 매수 심리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대전시와 지역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 한 해 지역의 아파트 공급 계획 물량은 총 2만8093세대로, 2만5674세대는 일반분양, 나머지 2419세대는 임대 물량이다.
상반기 분양한 5818세대를 제외한 1만 9856세대는 하반기 분양 예상 물량으로, 이 가운데 1만여 세대가 청약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하반기 분양 물량 중 500세대 이상 아파트만 7개단지 7533세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과잉공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반기 분양 예정인 단지는 서구 용문동 일원에 들어서는 용문1,2,3구역으로 총 2763세대 중 1962세대가 일반 분양 계획이다.
부원건설이 분양하는 유성구 도안동 2-3지구는 총 1754세대 중 임대 371세대를 제외한 1383세대가 하반기 분양 예정이며, 대전도시공사가 도안동 호수공원 인근 갑천2블록에 건설할 954세대도 하반기 분양시장에 나온다.
용문1,2,3구역과 , 도안 2-3지구, 갑천2블록 등은 올 하반기 대전의 신규 분양지 중 가장 관심이 높은 ‘핫한 단지’로 꼽힌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들 단지의 경우 최소 수십 대 1~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며 벌써부터 지역 분양시장에서 관심을 끈다.
㈜평정이 학하지구에 건립할 민간임대주택 1블록 총 1033세대 중 874세대가 하반기 일반 분양 예정이며, 2블록 732세대는 임대 물량분이다.
중구 문화동 산7-1번지 사정공원에 문화드림파크개발㈜이 문화공원특례사업으로 추진하는 509세대와, 동원개발이 중구 대흥동 옛 대전대한방병원 부지에 지을 582세대도 하반기 분양 예정이다.
이 외 동구 용전동 등 구청의 인허가 대상인 300세대 이하 소규모 아파트와 주상복합아파트도 줄줄이 하반기 분양시장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가운데, 최근 들어 전국의 아파트 매매 및 전세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되며 대구·울산 등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빠르게 늘면서 대전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주간KB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대전의 아파트 매매 및 전세 가격은 전주 대비 하락 폭이 -0.18%→-0.27%와 -0.05%→-0.19%로 크게 확대됐다. 4월 이후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1.14%, 같은 기간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88%를 기록했다.
전문가와 부동산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신규 분양단지 중 일부는 경쟁률이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특히 지역에 따라서는 미분양사태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집값의 하락세가 본격화 되고 있는데다 하반기 청약 수요에 비해 분양 물량이 많아서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하반기 지역 분양시장이 기대 반, 우려 반이라고 할 수 있다”며 “그동안 분양다운 분양이 없었기 때문에 기대감도 있는 반면, 현재의 분양시장 여건이나 대출규제·금리 인상 등을 감안하면 우려가 되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전의 경우 올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속 하락하면서 부동산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옥석이 구분되는 분양시장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관건은 분양가로, 기존의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아파트 분양가가 과연 얼마나 오를지 의문시 된다”고 밝혔다.
서용원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대전시지부장은 “하반기 지역의 분양시장은 위치와 규모 등 선호도에 따라 청약 경쟁률이 차이를 보일 것”이라며 “지역에서도 일부 단지의 경우 청약 경쟁률은 높지만 계약 시 포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앞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서 지부장은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상태에서 신규 아파트의 분양가가 높게 책정될 경우 청약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면서 “올보다 내년이 더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 상반기 대전의 신규 분양 단지는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지난 4월 공급한 대덕구 송촌동 ‘엘리프 송촌 더 파크’는 평균 10.57대 1, 지난 2월 분양한 중구 선화동 ‘해밀턴 플레이스 휴리움’은 평균 15.58대 1, 서구 도마동 ‘호반써밋 그랜드센트럴’도 평균 16.09대 1로 1순위에서 마감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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