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자치시대 개막 한달…대전시 현안 사업 곳곳서 논란
온통대전 축소 및 폐지 검토, 주민참여예산 반토막 삭감
‘행정 연속성 무시’ vs ‘강한 추진력’ 평가 엇갈려
- 최일 기자
(대전=뉴스1) 최일 기자 = 민선 8기 자치시대가 개막한 지 꼭 한 달이 지난 가운데, 대전시의 각종 현안 사업이 존폐 기로에 서며 크고 작은 논란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전 시장에서 국민의힘 이장우 시장으로 시정 책임자가 교체된 대전시에서 민선 7기에 추진한 사업을 대대적으로 손질하거나 폐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속에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민선 7기 최대 히트상품으로 각광 받았던 지역화폐 ‘온통대전’의 경우 캐시백 예산 1400억원이 7월 중 고갈되며 올 하반기 운영이 막막해졌다.
이에 대전시는 9월 추가경정예산 편성 전까지 예비비를 긴급 투입, 8월부터 월 사용액을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캐시백 비율을 10%에서 5%로 축소 운영한 후 연말에 존폐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그런데 이 시장은 소득수준이 높은 가계에 더 많은 혈세가 지원되는 온통대전의 불평등한 구조를 지적하며 존치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 내년에도 온통대전이 지속 운영될지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시는 전반적인 재정 여건 악화를 이유로 내년도 주민참여예산제에 배정된 예산 200억원을 갑작스럽게 반토막인 100억원으로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시정 분야 110억원, 구정 분야 50억원, 동(洞) 분야 40억원을 편성하려 했던 계획을 각각 55억원, 25억원, 20억원으로 축소하기로 하고 이러한 지침을 5개 자치구에 하달, 야당과 시민단체들로부터 “일방적으로 주민 권한을 축소하는 처사”라는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기본설계를 마무리한 후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2배 증액(7492억원→1조4837억원)된 도시철도 2호선 트램에 대해선 하루아침에 사업비가 불어난 명확한 원인이 무엇인지 규명에 나섰고, 노후된 한밭종합운동장을 철거한 후 해당 부지에서 신축할 예정인 야구장 ‘베이스볼드림파크’에 대해선 돔구장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이 시장은 “대전이 ‘노잼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앞으로 축제는 ‘지역경제 활성화’, ‘원도심 활성화’ 정책과 연계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며 매년 8월 대전컨벤션센터 일원에서 개최하는 ‘대전국제와인페스티벌’을 폐지 대상으로 꼽고, 자신이 민선 4기 동구청장 시절 대전역 일원에서 열었던 ‘0시 축제’ 부활과 1박2일 체류형 보문산 관광 축제 신설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시장이 직원들에게 민선 7기에 제정한 대전시 브랜드 슬로건 ‘Daejeon is U’ 사용을 자제하고, 자신이 선거 때부터 사용한 시정 구호 ‘일류 경제도시 대전’을 적극 사용하라고 주문하면서 브랜드 슬로건 폐지 논란도 일고 있다.
이처럼 출범 한 달을 맞는 민선 8기 대전시에서 전임 집행부가 추진하던 주요 현안과 대형 사업에 대대적인 메스를 가하는 데 대한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이 시장에 대해 “시민과의 소통, 의견 수렴 과정 없이 감정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다”, “행정의 연속성을 외면한 채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와 “시민들에게 변화된 모습을 보이려 애쓰고 있다”, “강한 추진력으로 소기의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는 긍정적 평가가 혼재하고 있는 것.
길고 긴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재유행 속에 대전시는 가칭 '항공우주청' 유치 실패에 이어 우주산업클러스터 지정(위성 특화지구)에서도 경남에 밀리는 등 여러 악재에 직면해 있다. 새로운 집권여당의 힘을 내세워 민선 8기 시정을 이끌게 된 이 시장이 대내외적 위기를 타개하고 임기 4년간 순항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choi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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