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대가 금품수수’ 사라지지 않는 경찰 악습…전 고위간부에 ‘철퇴’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지법 제5형사단독 안경록 부장판사는 9일 인사 청탁과 함께 돈을 건네받은 혐의(제3자뇌물취득 등)로 기소된 전 경북경찰청장 A 씨(62)에게 징역 1년2월과 추징금 34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승진을 앞둔 경찰관에게 받은 돈을 간부에게 전달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경찰관 B 씨(62)에게 징역 1년6월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승진 명단에 오른 뒤 "세평을 좋게 해 달라"는 취지로 B 씨에게 돈을 준 경찰관 C 씨(55) 등 2명은 무죄를 받았다.

재판부는 인사 청탁 대가로 현금 1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 경찰서장 D 씨(57)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500만원을 명령했으며, D 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기소된 E 씨(57)에게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 경찰관 F 씨(45) 등 2명에게는 벌금 1500만 원과 500만 원을 각각 선고했다.

경찰관 승진 관련 금품 공여·수수 사건은 2023년 'D 씨가 대구의 한 경찰서장으로 재직할 당시 같은 경찰서 소속 E 씨로부터 승진 청탁 등의 명목으로 금품을 받았다'는 제보를 받은 경찰이 수사에 나서 밝혀졌다.

대구지검은 경찰이 송치한 사건을 수사하던 중 또다른 경찰 인사 비리 정황을 포착, 경찰서를 압수수색하고, 휴대전화 포렌식, 계좌 추적 등을 벌였다.

경감 승진 명단에 오른 C 씨 등 2명은 "세평을 좋게 해 달라"고 B 씨에게 부탁했고, 속칭 '브로커' 역할을 한 B 씨는 이들에게 1000만 원씩 받아 A 씨에게 전달했다.

A 씨는 퇴직 이후인 2021~2023년 경찰관 여러명의 인사 청탁을 들어준 대가로 3000만 원 이상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청렴해야 할 고위 경찰이 경제적 이익과 유혹으로 범행해 인사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하시켰다"면서도 "적극적으로 금품을 요구하지 않았고 금품을 반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또 C 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승진이 확정된 후 1000만 원을 뇌물로 제공했고, 고위직에 현금이 전달된다고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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