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단체 "문명고, 교과서 문제 좌우 대결로 몰고 가려해"
문명고 측 "학교는 정치이념 가르치지 않아…그런 의도 없어"
- 정우용 기자
(경산=뉴스1) 정우용 기자 = 전국 일반계 고교 중 유일하게 우파 성향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경북 경산시 문명고등학교가 보조 교재를 선택해 '복수 교과서'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일부 진보단체에서 17일 "문명고가 교과서 문제를 좌우 대결로 몰고 가려 시도한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문명고 친일·독재 미화, 불량 한국사 교과서 채택 대응 대책위원회는 이날 문명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명고 교장은 1종의 좌파 한국사 교과서를 보조 교재로 사용하겠다며 역사 왜곡 한국사 교과서 문제를 좌우 대결로 몰고 가려 시도하고 있다" 며 "문명고의 친일 독재 미화 불량 한국사 교과서 채택은 좌우 대결의 문제가 아니라 정의와 불의, 인권과 반인권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친일과 독재는 소수 권력의 이익을 위해 다수의 사회구성원을 희생시키는 것으로 이는 불의이며 반인권 행위이므로 이를 다양성이라는 이름으로 미화해서는 안 되는 것" 이라며 "불량 한국사 교과서 채택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문명고 측은 "학교는 정치이념을 가르치지 않는다. 그런 의도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날 문명고는 균형 있는 올바른 역사의식 교육을 위해 좌파적 시각에서 펴낸 교과서 1종을 추가로 선정해 보조교재로 사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명고 관계자는 "내년에 사용하기로 채택된 한국사 교과서를 교육하면서 보완할 수 있는 보조 교과서를 선택해 사용할 예정인데 교재 선택은 담당 선생의 고유 권한으로 알아서 판단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명고는 이날 한국사 교과서를 학부모들이 직접 비교하며 교과서의 장단점에 대한 옳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9종 모두 공개하는 행사를 열기로 했지만 돌연 연기했다.
이와 관련 학교 측은 "순수 학부모의 궁금점을 해소하기 위해 교과서 실물을 학부모에게 보여드리기 위해 공개행사를 하려고 했지만 참석 인원이 적기도 하고 반대 단체 행사로 인해 행사 취지가 왜곡될 수 있기 때문에 연기했다"고 밝혔다.
문명고는 지난달 내년에 사용할 한국사 교과서로 한국 학력평가원 발행 교과서를 택했다. 그러나 해당 교과서 내용을 두고 '친일 미화' '뉴라이트' 등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그러자 전교조 경북지부와 참교육학부모회 경북지부, 민주노총 경북본부, 야당 등으로 구성된 경북교육연대 등 진보단체에서 해당 교과서 채택 철회를 촉구하며 학교 앞에서 집회와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문명고는 지난달 21일 '교과서 선택은 헌법이 보장한 학교의 권리'란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검증된 교과서는 국가가 보증하고, 교과서 선택은 교권의 핵심으로 헌법이 보장한 학교 권리"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정 개인이나 단체가 '문제 있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정말 문제가 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다"며 "전문가 위원회가 판단한 교과서를 학교 차원에서 다시 판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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