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다녀간 곳이냐"…'尹 흔적' 지우는 대구 서문시장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공정이 승리합니다' 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3.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8일 오후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열린 '공정이 승리합니다' 유세에서 '어퍼컷 세리머니'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3.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윤석열이 다녀간 식당입니까?", "묻지 말고 다른 집 가서 식사하세요."

11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이 각별히 애정을 쏟은 서문시장.

기자가 칼국숫집 주인 A 씨에게 "윤석열이 다녀간 식당이냐?"고 묻자, "왜 그런 걸 묻느냐?", "묻지 말고 다른 집 가서 식사하라"며 얼굴을 찌푸렸다.

이 식당에는 최근까지도 '서문시장 칼국숫집. 대구 시민들의 사랑 듬뿍 받으세요'라는 윤 대통령의 친필 서명이 전시된 곳이다.

윤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전국이 뒤숭숭해지자 보수 텃밭인 대구에서도 그의 흔적을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

서문시장 한 관계자는 "상인들 그만 힘들게 했으면 좋겠다"며 "12·3 비상계엄 사태 등으로 시장을 찾는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 대구 사람들이 이 사태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3월8일 20대 대선을 하루 앞두고 대구 민심의 '바로미터'로 통하는 서문시장을 찾아 "이곳에 오니 힘이 난다. 경북이, 대구가, 서문시장이 제 정치적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했다.

같은 날 중구의 한 국밥집. 이곳은 2022년 5월 대구세계가스총회 개회식 참석을 위해 대구를 방문한 윤 대통령이 권영진 전 대구시장 등과 함께 식사를 했던 곳이다.

최근까지 식당에 자랑스럽게 내걸려 있던 윤 대통령의 사진과 친필 사인 등은 이날 보이지 않았다.

업주 B 씨는 "당선인 신분으로 식당을 찾아준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사진을 내걸었는데 정치적으로 성향이 다른 사람들이 시비를 걸어 최근 내렸다"고 말했다.

국밥집 인근 쌈밥집도 윤 대통령이 대구에 내려오면 자주 찾던 식당으로 유명하다.

식당 업주는 그동안 식당 한쪽에 윤 대통령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내걸고 손님들에게 자랑했지만 비상계엄 사태 이후 사진을 내렸다고 한다.

쌈밥집 업주 C 씨는 "신뢰가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아 사진을 내렸다"며 "국민의힘이 이 사태에 대처하는 모습에도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