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숨진 경주 어선 충돌 사고…"원인은 어두운 기상 시간"

해가 뜰 무렵 가장 어두워…베테랑 선장들도 이때 '긴장'

경북 포항해양경찰서와 중앙특수구조단 잠수사들이 헬기로 사고 선박에 접근하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제공) 2024.12.10/뉴스1

(경주=뉴스1) 최창호 기자 = 경북 경주시 감포 앞 바다에서 발생한 선원 7명이 숨진 사고는 하루 중 가장 어두운 기상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50년 경력의 C 선장은 10일 뉴스1과 통화에서 "이번 사고가 난 시간이 오전 5시 40분 전후인 것으로 들었다. 요즘 일출 시각이 7시 20분쯤인데 해가 뜨기 전인 5~6시 사이 이때가 하루 중 가장 어두운 시간이어서 자신도 항구로 들어올 때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가 발생한 지점이 육지와 불과 6km 이내여서 자동항법장치는 사용하지 않고 선장이 조타실에서 직접 키(조타기)를 잡고 운항했을 것"이라며 "수년 이상 다닌 항로나 지형을 몰라서 사고가 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상대측 배가 어떤 식으로 운항했는지에 대해서는 해경 조사에서 밝혀질 것"이라며 "양측 모두에게 억울한 일이 없도록 정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C 선장 주장대로 사고 현장에 헬기로 가장 먼저 출동했던 해경 구조대원들도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사고 선박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어두웠다"며 "연안 구조정과 협력해 사고 선박에 어렵게 내릴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조업을 마친 후 감포항으로 들어오던 저인망 A 호(29톤급)와 울산에서 출항해 울진으로 가던 400톤급 모래운반선과 충돌해 A 호 선장과 선원 8명 중 7명이 선실과 조타실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모두 숨졌다.

해경은 실종자가 선내에 있을 것에 대비해 인근 항으로 A 호를 인근 항으로 예인한 후 수중 수색에 이어 인양한다는 계획이다.

choi1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