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화재 추가 피해 막은 '숨은 영웅'…집집마다 문 두드려 화재 알려

1층 거주 50대 주민, 4층 오르내리며 대피 유도
"주민 상당수 노약자…할 일 했을 뿐" 이름 안 밝혀

경북 포항북부소방서 119대원들이 2일 오후 뷸이 난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에 있는 12층 아파트 4층 세대에서 떨어질 위험이 있는 구조물을 제거하고 있다. 2024.1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대구ㆍ경북=뉴스1) 최창호 기자 = 지난 2일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의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 한 주민의 신속한 대처가 추가 인명 피해를 막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이 아파트 주민 등에 따르면 화재 당시 1층에 거주하는 50대 A 씨가 폭발음과 연기를 발견하자 곧장 비상벨을 누른 후 1층과 4층을 오가며 주민들에게 불이 난 사실을 알렸다.

그는 "일부 주민들은 불이 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며 "집집마다 문을 두드려 화재를 알렸다"고 했다.

또 "당시 집에 있던 주민의 상당수가 노약자여서 '인명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무조건 뛰어다녔다"며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이름을 밝히고 싶지 않다"고 했다.

2일 오전 11시36분쯤 경북 포항시 북구 두호동의 12층짜리 아파트 4층 세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원들이 환자를 이송하고 있다. 2024.12.2/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소방 당국의 신속한 초동 대처도 추가 인명피해를 막는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두호119안전센터 대원들이 곧바로 펌프차 상부에 장착된 '방수포'로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았다.

방수포는 소방호스의 5배 이상되는 소화수를 최대 100m까지 쏠 수 있는 장비다.

소방서 관계자는 "선착 대원들의 신속한 초기 대응이 추가 인명피해 등을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날 화재로 불이 난 세대에 살던 60대 아버지가 숨지고 20대 아들 2명이 화상을 입어 치료 중이며, 이 중 1명은 전신 화상으로 위독한 상태다.

choi1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