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항문 구경시키고 촬영한 운동부 선배들 2심서 감형…왜?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한 고등학교 운동부에서 후배들에게 성추행과 폭행을 일삼아 오던 20대 남성 2명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승규)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 공동강요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20대)에게 징역 2년4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4월에 집행유예 3년을, B 씨(20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하지만 원심에서 선고한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은 유지했다.
원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들과 검찰은 "양형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A 씨와 B 씨는 2023년 2월까지 대구에 있는 고등학교 배구부에 재학한 학생들로, 이들은 2022년 8월 배구부 숙소에서 후배 C 씨(16) 등 3명을 불러 세운 후 서로의 흉부를 압박해 일시적으로 기절하도록 하는 일명 '기절 놀이'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다.
A 씨는 2022년 5월 숙소 샤워장에서 D 씨(16)와 함께 샤워하던 중 D 씨에게 다가간 뒤 항문을 벌려 인근에 있는 학생들에게 보여줘 추행했고 같은 해 모텔을 함께 사용하던 D 씨의 바지를 벗긴 후 D 씨의 항문과 엉덩이를 촬영해 성적 수치심을 줬다.
그는 2021년 11월 훈련하고 온 C 씨 등 4명에게 청소와 빨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떠든다는 이유로 겁을 주는 등 7개월간 8회에 걸쳐 정서적인 학대를 했다.
B 씨는 2021년 자신의 말을 듣지 않으면 선수 생활 등에 불이익을 줄 것처럼 행세하면서 C 씨 등 4명에게 의무 없는 일을 강요하고 주먹을 휘두르며 폭행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속한 배구부 내에서는 선후배 사이에 비인격적인 대우와 욕설, 폭력 등의 악습이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고인들이 법정에서 뒤늦게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들에게 2000만원씩을 지급한 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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