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디지털교과서 눈 앞인데…"학교 절반 인터넷 속도 점검도 안해"

백승아 "부실 도입되면 교육 대란 우려"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 News1 자료 사진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내년부터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가 일선 학교에 도입되지만 관련 인프라가 지역별로 큰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내년 3월부터 디지털교과서가 도입될 예정이지만 무선 인터넷 속도를 점검하지 않은 학교도 절반이 넘으며, 무선 인터넷을 점검한 학교도 4곳 중 1곳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025년 AI 디지털교과서 대상 학년(학교) 디지털 인프라 1차 진단 결과'에 따르면 전체 진단 대상 학교 1만2090곳 중 무선 인터넷 속도를 점검하지 않은 학교가 6631곳(54.8%)이다.

무선 인터넷 속도를 점검한 학교 5459곳 중 1452곳(26.6%)은 속도 개선이 필요하고, 1300곳은 교실의 무선 AP에서 적정 대역폭이 확보되도록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며, 152곳은 최신 AP로 교체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 디지털교과서에 활용되는 디지털기기가 아직 보급되지 않은 학교가 1720곳에 달한다.

이마저도 1차로 기기 수량을 확인한 학교 6749곳(55.8%)에서 나온 결과이며, 나머지 5341곳(44.2%)에 대한 조사가 완료되면 보급이 필요한 학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338개 학교 중 435곳(32.5%)에만 기기가 보급됐고, 나머지 903곳(67.5%)에 아직 기기가 보급되지 않았다.

강원지역은 학교 573곳 가운데 102곳(17.8%)에서 기기 성능 개선이 필요하고, 경남은 1001곳 중 419곳(41.9%)이 충전보관함 보급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 무선 인터넷 속도의 경우, 대전 307곳 중 190곳(61.9%), 인천 514곳 중 268곳(52.1%), 강원 573곳 중 279곳(48.7%), 경남 1001곳 중 374곳(37.4%)에서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용서 교사노조연맹 위원장은 "AI 교과서 도입이 오히려 교사들을 교육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며 "교육부는 학교 현장 교사들과 함께 정책을 만들고, 과도하게 부여된 업무와 책임부터 정상화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백 의원은 "교육부의 AI 디지털교과서 부실 도입은 교육혁명이 아니라 교육대란이 우려된다"며 "교육적 효과 연구와 사회적 합의를 비롯해 법적 근거, 교과서 제작·보급, 교원 연수, 인프라 구축 등 모든 준비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