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뭐고' 칠곡 할매시인들 詩, 중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다
2015년 한글 깨우쳐 시집 발간
- 정우용 기자
(칠곡=뉴스1) 정우용 기자 = 경북 칠곡군 성인 문해교육을 통해 한글을 깨친 할머니들의 시(詩)가 중학교 교과서에 실린다.
칠곡군은 한글학교에서 여든을 넘어 한글을 깨치고 시를 써 '시가 뭐고'란 시집을 낸 약목면 할머니들의 시와 사연이 내년도 천재교과서 중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다고 25일 밝혔다.
고인이 된 강금연·김두선 할머니와 이원순(87)·박월선(96) 할머니는 일제 강점기, 가난과 여자라는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못하다가 2015년 칠곡군이 운영하는 약목면 복성리 배움학교에서 한글을 배운 후 기쁨의 열정을 시로 쏟아냈다.
할머니들의 시는 2015년 '시가 뭐고'란 시집으로 발간됐고, 약목면 도시재생구역에 위치한 벽화 거리에 소개되며 이름을 날렸다.
교과서에는 할머니들의 시와 벽화거리 그림을 2개 면에 수록하고 "70여 년 동안 자신의 이름조차 쓰지 못했던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며 어느덧 자신의 삶까지 시로 표현했다"고 소개했다.
또 고 강금연·김두선 할머니의 시 '처음 손 잡던 날', '도래꽃 마당'과 이원순·박월선 할머니의 시 '어무이', '이뿌고 귀하다'의 전편을 실었다.
이원순 할머니는 "교과서 수록을 누구보다 기뻐할 언니들이 고인이 되거나 거동이 불편해 안타깝다"며 "어린 학생들이 할머니들의 시를 읽으며 부모에게 효도하고 어른을 공경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칠곡군은 할머니들의 시가 교과서에 실린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을 내걸고 '교과서 거리' 스토리를 입혀 약목면 도시재생구역 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김재욱 군수는 "호랑이는 가죽을 남기고 칠곡할매들은 시를 남긴다"며 "어르신들의 열정을 알리고 초고령화 시대 주류 문화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실버 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칠곡 성인문해교실 할머니들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시가 뭐고',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뭐', '작대기가 꼬꼬장 꼬꼬장해', '내 친구 이름은 배말남 얼구리 예뻐요' 시집을 4년 연속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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