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 뜨겁게 달궜던 물수리야…내년에 보자"

10월 한달간 전국 생태작가 800명 운집…지금은 발길 뜸해져

25일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형산강에서 물고기 사냥에 나선 멸종위기 2급 물수리가 강물로 뛰어들고 있다. 2024.10.25/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포항=뉴스1) 최창호 기자 = 10월 한 달간 전국 생태사진작가들을 포항 형산강으로 블러모았던 멸종위기 2급 '물수리'의 사냥 횟수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알려지자, 사냥 모습을 촬영하려는 작가들의 발길 또한 뜸해지고 있다.

4일 생태사진작가들에 따르면 "지난 30일까지는 3마리 정도가 하루 2~3회 사냥을 했지만 1일부터는 한 마리만 남아 하루 한 차례 정도만 사냥하는 것 같다"고 했다.

9월 말 형산강을 찾아왔던 물수리는 올해 총 5마리. 평년에 비해 2마리 정도가 개체는 늘어났지만 해마다 변하고 있는 형산강 주변 환경에 사냥 횟수는 예전보다 줄어들었다는 게 생태작가들의 설명이다.

생태작가들은 "형산강은 상생 인도교가 설치되기 전인 2020~22년까지는 사냥 횟수가 10여 차례 넘었고 한 번에 두 마리를 잡아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때는 아마도 전 세계에서 물수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촬영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상생 인도교 건설로 사냥에 필요한 활공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고 강바닥 준설로 주된 사냥감인 숭어 등이 모여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글날인 9일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형산강에서 생태사진작가들이 물수리의 사냥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생물 2급인 물수리는 9월 말부터 11얼 중순까지 형산강에서 사냥을 한다. 2024.10.9/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올해 물수리 사냥 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형산강을 찾아온 생타사진작가들은 하루 평균 20명, 주말과 휴일 70~80명을 합치면 약 800여명이 찾아온 것으로 집계됐다.

작가들은 인근 도시인 대구와 부산 이외도 경기도 가평, 충북 청주, 전남 여수, 경남 거제도 등에서 모여들어 물수리가 지역 관광자원 역활도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형산강을 찾아왔던 생태작가들은 "아직은 물수리가 찾아와주고 있지만 해마다 변하는 강 주변 생태환경을 지키지 못한다면 물수리 또한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choi11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