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우수관 파손 놓고 대구 수성구-관리사무소 "네 탓" 공방
가로수 뿌리 막혀 우수배관 터져 지하 상가·차량 피해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수성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우수배관이 터지자 관할 지자체와 관리사무소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
관리사무소 측은 "나무 뿌리가 수분을 찾으러 다니면서 배관을 건드려 우수관이 터진 것"이라며 "나무 뿌리 관리의 주체는 수성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성구 측은 "(우수)배관은 아파트 측에서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맞받았다.
31일 수성구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장마철인 지난 7월 수성4가동 한 아파트 단지의 우수배관이 터져 아파트 지하 1층 상가 매장에 물난리가 났고, 지하 2층 지하주차장 천장까지 물이 차 외제차 1대가 손상됐다.
원인 파악에 나선 관리사무소가 우수배관을 열어 본 결과 수성구가 관리하는 메타세쿼이아의 뿌리가 길게 뻗어 배관 틈새를 파고들면서 관 내부를 가득 채웠다.
재산 피해는 지하 1층 상가 매장 바닥 공사비 9700만 원, 훼손된 외제차 도색비 300만 원 등 1억원으로 나타났다.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배관에 나무 뿌리가 가득 차 비가 빠지지 못해 역류하다 결국 배관이 터져버린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하자 수성구에서 '보험과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가 갑자기 '배관은 아파트 측에서 관리해야 하는 부분이다', '정말 가로수 뿌리 때문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태도를 바꿨다"고 주장했다.
관리사무소와 수성구는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 굴착기를 투입, 배관 내부를 들여다 볼 예정이다.
수성구 관계자는 "실제로 가로수 뿌리가 우수배관을 막았다고 하더라도 아파트 측 배관이기 때문에 아파트에서 유지·관리를 해야 한다"며 "가로수 뿌리가 어떻게 배관으로 들어갔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확인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측은 "가로수 뿌리를 우리가 임의로 잘랐다면 구청에서 가만히 있었겠느냐"며 "나무 뿌리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으면 수성구가 책임져야 한다"고 맞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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