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박정희 동상' 설치 반대 서명운동…"시민 6000명 참여"

홍준표 대구시장,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강은희 대구교육감, 강대식 국민의힘(대구 동구군위군을) 의원 등 내빈들이 14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역 앞 광장에서 열린 '박정희광장 표지판 제막식'에 참석해 표지판 제막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4.8.14/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이 제안한 '박정희 동상'이 연내 동대구역 광장에 설치될 예정인 가운데 대구 시민단체가 설치 반대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본격화한다.

30일 대구지역 시민사회 등에 따르면 대구참여연대는 이날 동대구역 광장에서 박정희 동상 건립 반대 대(對)시민 서명운동에 나선다.

지난 4월 대구시의회를 통과한 '박정희 기념사업' 관련 조례안 철회를 촉구하는 서명으로, 지난 7월 시작돼 현재 6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숱한 찬반 논란 속에 건립되는 박정희 동상은 올해 3월 홍준표 시장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글에서 촉발됐다.

홍 시장은 3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에서도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을 할 때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두 달이 채 안 된 지난 4월 26일 관련 조례안은 대구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를 통과했다.

그러자 시민단체는 크게 반발했다.

대구참여연대 등은 당시 "민주주의에 바탕하고 변화를 기대하는 시민들은 도대체 어느 시대를 살고 있는지, 대구는 과연 어디까지 퇴행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 범시민운동본부와 야당 등이 '대구시 박정희 대통령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 부결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남승렬 기자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는 "박정희 독재정권 시기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한 탄압은 역사 속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피해자와 몸과 정신 속에서, 피해자 가족들의 삶 속에서 계속되고 있다"며 동상 건립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이런 박 전 대통령 우상화(偶像化) 반대 목소리에도 홍 시장은 "이미 구미, 경주 등지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건립돼 있고, 대구시가 처음으로 건립하는 것이 아닌데도, 일부 단체를 중심으로 반대하는 건 유감"이라고 했다.

그는 "역사적인 인물을 평가할 때는 늘 공과(功過)가 있는 것인데, 과만 들춰 반대하는 것도 유감"이라며 "대한민국 산업화의 출발인 대구에 그분의 산업화 정신을 기리자는 동상 건립 추진은 대구 시민들의 뜻도 저와 다를 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참여연대 등은 향후 서명록을 대구시의회에 전달해 박정희 동상 건립안에 대한 재논의를 요청할 예정이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