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장례식장 다회용품 사용 단 1곳 뿐…시민들 "환경보호 필요해"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연화장 장례식장에서 관계자들이 다회용기를 이용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2022.8.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시연화장 장례식장에서 관계자들이 다회용기를 이용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2022.8.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소재 장례식장 60여곳 중 단 1곳만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탄소 중립을 위해 장례식장 운영자들은 다회용기가 필요하다고 했지만 상주들에게 용기 세척료를 부담하는 등 현실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8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중구에 있는 한 장례식장은 지난해 한 식기 세척업체와 협력을 맺어 1년째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빈소를 찾은 조문객을 대접하고 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정갈하다' 등 칭찬을 받곤 한다"며 "일회용품이 담긴 생활폐기물도 연간 8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기존 매점에서 판매하던 1회용품 매출이 없어졌고 세척 비용을 운영자 측에서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탄소중립을 위해 일부 적자를 감당하고 있다고 한다.

다회용기 세척 업체 관계자는 "대구시로부터 다회용기 지원을 받아 사용하고 있다"며 "장례식장에서 나오는 다회용기를 수거해 세척하고 장례식장에 다시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규모가 큰 장례식장은 다회용기 시스템 정착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 공공보건의료기관인 대구의료원은 2022년 4월부터 3개월간 다회용기 시범 운영을 했지만 용기 세척을 담당했던 지역 한 자활센터가 지원금 중단 등을 이유로 세척을 중단했다고 한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환경 보호를 위한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한 달에 장례식이 90건이 달해 다회용기 세척을 담당하려면 큰 업체랑 협력을 맺고 상주들에게 비용을 청구하거나 별도 세척 장비를 마련할 경우 예산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했다.

대구, 경북 시민들도 장례식장에 다회용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이 2021년 8월부터 4개월간 대구, 경북 지역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장례식장 다회용기 필요성에 대한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회용기 장례식장 환경 기여도 84.4%, 다회용기 장례식장 필요도 79.2%, 다회용기 장례식장 관심도 69.6%, 다회용기 장례식장 이용 의향 66.7%로 나타났다.

이 중 다회용기 장례식장 이용 의향이 있는 이유는 '환경 보호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89.7%, 쓰레기 발생량 감축에 기여할 수 있어서' 86.7% 등으로 조사됐다.

환경부에 따르면 연간 전국 장례식장에서 발생하는 1회용품은 3억7000만개로 2300톤으로 추정되며, 이 수치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1회용품 발생량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시 관계자는 "장례식장에 전화를 돌려 '다회용기를 사용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호응도가 높지 않았다"며 "장례식장 다회용기가 법적으로 마련돼 장례식장 운영자, 상주 등 여러 입장을 맞출 수 있는 방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