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 '대구판 돌려차기' 징역 50→27년 '고무줄 판결' 도마

정용달 대구고법원장 "양형 어려운 문제…국민 공감 노력"

정용달 대구고등법원장이 17일 오전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고등법원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4.10.17/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정용달 대구고법원장이 '고무줄 판결' 논란에 대해 "행정 책임자인 법원장이 독립된 사법기관인 재판부 선고 양형에 대해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17일 대구고법 등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대구판 돌려차기'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대폭 감형받은 사례가 도마에 올랐다.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고무줄 양형에 문제가 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공분을 산 사건인데 국민과 괴리가 큰 법원이 있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죽을 고비를 넘겨 열심히 살아가는 부분을 피고인의 감형 요소로 판단했는데 감형 요소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대구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정성욱)는 여성을 강간하려다 남녀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된 A 씨(29)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50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에서 검찰은 A 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지만, 이례적으로 유기징역형으로 최장기인 징역 50년이 선고된 것이다.

정 고법원장은 "독립된 사법기관인 재판부가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 판단을 내린 부분"이라며 "이 사건은 양형 범위 편차가 큰데 항소심 재판부가 다른 범죄 사건 양형을 참작해 선고하지 않았나 싶다"고 답했다.

이어 "양형은 어려운 문제"라며 "피해자는 최고형이 선고되면 만족할 것이고 피고인은 관대한 형을 원하기 때문에 적합성을 찾기 쉽지 않다.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시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 여성은 손목동맥이 끊어지고 신경이 손상되는 상해를 입었고 피해 남성은 저산소성 뇌 손상에 따른 영구적인 뇌 손상 장애를 입어 중형에 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 남성을 위해 1억원을 공탁한 점, 피해 남성과 몸싸움을 벌이면서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피해자들이 1심 때보다 후유증이 미약하나마 호전돼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