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공백에 업무 확대…강선우 "간호사 30%, 범위 모호해 불안"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의·정 갈등에 따른 의료공백으로 대학병원 등에서 일하는 간호사 업무가 늘어난 가운데 간호사 30%가량이 모호한 업무 범위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서구갑)이 대한간호협회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간호사 650명(전담간호사 336명·일반간호사 289명·전문간호사 25명) 중 65.2%(424명)가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인 206명은 어려움의 이유로 '업무 책임 소재 불분명으로 인한 불안감'을 들었다.

정부는 지난 2월 의대 증원에 따른 전공의 사직으로 의료 공백이 발생하자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실시해 간호사들이 의사의 업무 일부를 분담하되 이를 법적으로 보호해 주고, 협의가 이뤄진 업무 외 다른 일은 전가할 수 없도록 했다.

그러나 의료 현장 상황은 다르다. 사업 지침 이행이 미진하고 시범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기관도 많아 간호사들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한다"고 토로하는 상황이다.

응답자들은 "업무 범위가 모호하고 교육 체계가 없어 환자 안전사고나 의료사고 시의 책임에 대해 불안하다"고 했다.

설문 참여자 중 64.0%(416명)는 무분별한 업무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이 중 162명은 '직무 기술서 없이 인턴·전공의·간호사 업무를 무분별하게 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105명은 '무분별한 업무와 기타 잡무로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는 "의료공백으로 잡무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상황"이라며 "업무분장도 제대로 안 돼 현장의 혼선은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 공백을 메우고 있는 간호사들의 탈진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정부는 의료현장의 실태를 파악하고 간호사 근무 여건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