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4명 사상' 박영민 영풍 대표 중대재해법 첫 구속기소

원청인 영풍 법인 불구속 기소
영풍 제련소장 B 씨 구속 기소

지난 8월28일 오후 노동자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다치게 한 혐의(중대재해처벌법 위반)를 받는 영풍 석포제련소 대표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2024.8.28/뉴스1 ⓒ News1 신성훈 기자

(안동=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23일 노동자 1명을 숨지게 하고 3명을 직업성 질병에 걸리게 한 혐의(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영민 영풍 대표이사를 구속 기소하고, 원청인 영풍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의 혐의로 영풍 제련소장 B 씨를 구속 기소하고, 영풍 법인 안전관리이사 C 씨 등 임직원 8명과 하청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6일 경북 봉화군 영풍석포제련소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1명이 아르신 가스에 중독돼 치료받다 숨졌으며 3명은 가스 중독으로 인한 직업성 질병에 이르게 됐다.

무색인 아르신은 비소와 수소가 결합해 생기는 화학물질로 노출되면 혈액의 기능을 방해하고 간과 신장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사 결과 영풍석포제련소의 탱크(비소) 내 유해 물질 밀폐설비나 작업 장소 인근에 충분한 배기장치가 설치되지 않았고 노동자에게 적절한 호흡용 보호구를 지급하지 않거나 작업책임자를 지정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월 대구고용노동청은 영풍 법인과 제련소, 하청 법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을 진행했고, 지난 8월 검찰은 박 이사와 B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중대재해처벌법으로 구속 기소한 첫 번째 사례"라며 "제련소는 2008년부터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비소 중독 사고 등 동종 산업재해가 지속해서 일어났지만 근본적인 재발방치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박 이사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제련소장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내부 상황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대표이사로 취임한 그는 2022년 아연정제 공정에서 노동자가 비소에 급성 중독된 사고를 보고 받았고, 외부 기관 위탁점검 때 동일한 문제점이 지적됐지만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