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추석 밥상머리 "용산에 실망…尹, 한동훈·이재명 얘기도 들어야"
정치 민심 들어보니…"정부·여당, '뺄셈 정치' 아닌 더 큰 정치해야"
- 남승렬 기자
(안동=뉴스1) 남승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이 3주 연속 30%를 밑도는 등 취임 후 최저 수순으로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최근 나온 가운데 보수세가 강한 TK(대구·경북)지역 에서도 이른바 '용산'에 실망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그동안 보수 정권의 핵심 지지층인 60대 이상 고령층과 보수 성향이 강했던 TK마저 현 정권에 대한 민심 이반 기류가 흐르면서 "대통령이 더 큰 정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민심의 바로미터를 가늠할 수 있는 추석 전날인 16일 오후 TK지역 A 지자체 한 마을회관의 밥상머리 정치 이슈는 '윤(尹)-한(韓) 갈등'이라고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정치적 소원(疏遠)으로 모아졌다.
한 종합편성채널에서 '응급실 뺑뺑이' 우려를 보도하는 의·정 갈등 관련 뉴스를 보던 70대 B 씨는 "의사도 문제지만 용산 대통령실도 너무 고집불통인 것 같다"며 "모든 국민이 우려하는 의료 문제를 너무 독단으로 밀어붙이는 것 같다"고 했다.
동년배의 또 다른 주민 C 씨도 맞장구를 치며 "(윤 대통령이 의료 문제 등 국정 현안에 대해) 한동훈 이야기도 좀 듣고, 이재명 이야기도 들은 뒤 의사들과 다시 한번 논의하는 게 맞지 않느냐"며 "의료 대란이 더 커지면 당장 의료기관이 취약한 농촌에 사는 우리만 낭패"라고 했다.
이 마을은 대다수 주민이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지난 대선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통령 임기 2년을 넘기면서 윤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참신성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이른바 '미래 권력'으로 꼽히는 한 대표가 등장하면서, 정치권에서 정부·여당이 '덧셈의 정치'가 아닌 '뺄셈의 정치'를 한다는 지적이 나오자, 상황은 달라졌다.
'콘크리트 지지'에 균열이 가는 양상을 보여 이 마을을 비롯한 경북 일부 지역도 "윤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등 주변 의혹에 대해 진정으로 사과하고 더 큰 정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것이다.
이 마을 주민 김모 씨(75)는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조차 협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뉴스가 텔레비전을 도배하는 상황에서 누가 보수 정치권을 좋게 보겠느냐"며 "민주당도 싫지만 지금 상황에선 국민의힘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18세 이상 유권자 2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월 2주 차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 응답 비율은 전주 대비 2.9%P 내린 27.0%를 기록했다.
이는 윤 대통령 임기 시작 이래 최저치다. 기존 최저치는 2022년 8월 1주 차에 기록한 29.3%다.
부정 평가는 전주 대비 2.6%P 오른 68.7%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간 차이는 41.7%P로 오차 범위 밖이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6.6%P 앞서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전날 발표된 이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응답률은 2.8%이며, 정당 지지율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2.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dnam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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