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경 대규모 축제 기획 '가짜 건설업자'…연예인 등 수십억 피해

경찰, 시의원, 도의원, 시장까지 속여…연예 기획사, 가수 등도 피해
숙박업체 대금도 주지 않은채 잠적…'제2의 가짜 수산업자' 우려

당초 15일 까지 계획이였던 문경 하이볼 축제장이 텅텅 비어있다. 2024.8.7/뉴스1 신성훈 기자

(문경=뉴스1) 신성훈 기자 = 지난 1일부터 시작해 15일까지 경북 문경새재에서 진행 예정이던 '문경 하이볼 페스티벌'이 시작 5일 만에 운영위원회와 위원장 A (48) 씨의 사기행각이 드러나 6일 중단됐다.

이번 행사는 문경시와 함께 문경새재에서 국내 전통주, 해외 위스키 등을 홍보하며 하이볼을 즐기고, 각종 공연과 체험 부스 등을 즐길 수 있는 행사로 기획됐다. 하지만 이 모든 행사는 A 씨의 사기 행각으로 탄로났다.

행사에 참여한 이벤트업체, 영상 촬영·중계업체, 경호업체, 수영장설치업체, 행사 참가 가수들 등 20여개 이상의 업체가 결제 대금을 받지 못해 피해를 본 것으로 파악됐다. 이 행사는 안전 경호 업체는 물론 수영장 라이프가드 조차 없었다.

행사 관련 업체의 후불제 시스템을 악용해 몇몇 업체에만 10%도 안 되는 소액의 계약금만 주고 행사를 진행했으며, 행사 운영비의 미지급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10개 업체의 피해 금액은 7억원에 달한다. 총 20여개 이상 업체의 피해 금액까지 조사되면, 그 금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A 씨가 SNS에 고가의 수입차들과 명품시계들을 자랑하고 있다.2024.8.7/뉴스1 신성훈 기자

A 씨는 피해자들에게 "150억짜리 건물을 가지고 있고, 500억짜리 건물을 지었다. 여러 건물들과 사업장을 소유하고 있으며, 벤츠, 포르쉐 등 고급 수입차를 여러 대 가지고 있다"고 속이며 돈 많은 사업가 행세를 했다.

또 "이번 행사 비용은 문경시에서 모두 지급될 것이고, 문경시장님이 약속하셨다"고 거짓말해 행사 관련 업체 피해자들에게 안심시켰다.

이에 대해 문경시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며 "우리는 장소 대관만 해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벤트 업체 대표 B 씨 역시 "A 씨에게 돈은 달라고 요구하니 그는 편의점 앞 노상에서 술에 취해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테이블에 올려두면서 '지금 돈이 없다. 통장에 20만원 있다'며 적반하장의 행태를 보였다"며 "당시 큰 위협을 느껴 경찰도 불렀다"고 말했다.

A 씨는 문경시에서 한옥 호텔, 은퇴자 마을에 이어 이번 하이볼 축제 등을 기획하면서 문경시와 3차례나 MOU를 맺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은 각종 언론, 방송사에도 홍보가 됐다. 그러나 이 모든 행각은 과장과 허위로 드러났다.

A 씨의 SNS에 자신을 소개하는 프로필이 적혀있다. 2024.8.7/ 뉴스1 신성훈 기자

그는 SNS에 자신을 건설회사, 투자회사, 금융회사, 부동산개발, 숙박업 등 18개 사업체와 사기관의 대표와 회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대부분 확인이 안 되거나 허위로 확인됐다.

A 씨의 SNS에 문경시장과의 친분을 나타내는 사진이 게시돼 있다. 2024.8.7/뉴스1 신성훈 기자

또한 그는 문경시장, 시의원, 도의원, 경찰 등과 친분을 과시하는 사진과 여러 고가의 수입차를 번갈아 타는 사진들을 올려놓고 매달 해외를 오가며, 수출·수입 업자 행세 등 잘나가는 사업가 행세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하이볼 축제에는 문경 경찰서 경찰들도 수십 명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 운영에 대한 법률 중 안전요원, 경호원 등이 상주해 안전 감독을 해야 하지만, 피해자 제보에 따르면 "돈을 주지 않아 안전요원과 경호업체가 떠나버리면서 A 씨가 경찰을 대동해 현장을 지키게 했다"고 전해졌다.

이벤트 업체 대표 B 씨는 "이런 계획도 없는 행사를 허가해 준 문경시와 수많은 불법행위를 신고해도 듣지 않는 경찰, 경찰 공권력도 마음대로 사용하는 A 씨의 행태를 볼 때 볼 때 문경시, 경찰 등과 유착관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또 행사장 인근의 여러 숙박업체들의 피해가 생기며 문경시민들의 피해도 심각하다. 숙박업체 관계자는 "A 씨가 행사 관계자 등 여러 사람을 데리고 와 숙박하고 숙박하고 돈을 주지 않아 수백만 원의 피해 봤지만, 대책이 없다"고 호소했다.

A 씨는 숙박업체를 돌아다니며 행사관계자들에게 "내가 지어 운영하는 내 건물이다. 편하게 쉬면 된다"며 숙박하게 한 뒤 결제 대금은 지급하지 않고 또 다른 숙박업소에 외상으로 들어가 피해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대책위원회는 "A 씨가 사업한다는 한옥 호텔, 은퇴자 마을 조성 사업, 한옥마을 조성 사업 등에도 투자사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피해업체와 연예인 등 너무 큰 대규모 피해라 단합해 엄중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경시 관계자는 "문경을 발전시키겠다는 좋은 취지로 찾아와 호텔사업 하겠다고 해서 협약도 했지만, 이런 사람인 줄 꿈에도 몰랐다"며 "시장님도 상심이 크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행사장의 안전과 폭력사태 등을 우려해 신고받고 출동했다" 며 "이번 사건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 할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A 씨는 연락을 받지 않은 채 잠적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