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메달 따 왔어요"…허미미, 허석 의사 추모기적비 참배
대구 군위군 찾아 "제일 먼저 여기 와서 메달 보여주고 싶었다"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할아버지 메달 따 왔어요."
파리올림픽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한 허미미 선수(21·여)가 6일 오전 10시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에 있는 현 조부인 허석 의사 추모기적비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허 선수는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추모기적비를 먼저 찾았다.
밝은 웃음을 짓고 있는 허 선수는 "다음엔 금메달 따 오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추모기적비 앞에 메달을 바쳤다.
허 선수는 취재진에게 "제일 먼저 여기 와서 메달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할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많이 기뻐해 주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을 때 느낌에 대해 "처음에 부담감도 있었다"면서도 "지금은 한국 대표로 나가 시합하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앞으로 운동 열심히 해서 다음 올림픽 때 꼭 금메달을 따 오겠다"고 했다.
허 선수는 파리올림픽에서 유도 57㎏급 은메달과 유도 혼성단체 동메달을 각각 획득했다.
경상북도체육회 소속 유도팀 김정훈 감독은 허 선수가 독립운동가인 허석 의사의 후손인 사실을 확인하고 가장 먼저 밝혔다.
김 감독은 "2021년 코로나로 인해 허 선수가 한국에 처음 들어와 15일간 격리돼 혼자서 외롭게 훈련하는 모습을 봤다면서 "그 당시 마음이 굉장히 아팠다. 허 선수를 도울 방법을 찾다가 이런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허 선수의 실력이 충분해 개인적으로 금메달까지도 기대했었다"면서 "하지만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까 작은 실수로 이렇게 된 것 같다. 다음 올림픽에서 금메달 딸 수 있도록 옆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허 선수는 재일교포 3세로 2022년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한국으로 귀화했다. 경북체육회에 선수 등록을 하는 과정에서 허무부 씨가 허석 의사의 증손자라는 것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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