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여행 경비 4억…대구경실련 "청도군 '일본 선진지 견학' 감사해야"

청도군청사/ ⓒ News1 정우용 기자
청도군청사/ ⓒ News1 정우용 기자

(청도=뉴스1) 정우용 기자 = 대구경제정의실천연합이 공무원들에게 100만원씩의 여비를 주고 해외 연수를 추진한 경북 청도군의 '일본 선진지 견학' 사업을 '도덕성이 결여된 집행기관의 예산낭비 사업'이라고 비판하며 경북도와 행정안전부의 감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29일 대구경실련에 따르면 청도군에 '2024년 일본 선진지 견학' 관련 '공무원 공무국외 출장 사업계획서' 와 '국외 출장 심사위원회의 자료와 회의록' 등을 정보공개 요청해 받았다.

이 자료에 따르면 청도군은 공무원들이 3박4일 또는 4박5일 동안 몇명씩 조를 짜서 일본 주요도시를 돌아보는 선진지 견학에 1인당 100만원씩의 경비를 지급했다.

경실련은 "청도군이 국외연수라는 명목으로 공무원에게 1인당 100만원의 여행경비를 지급하는 것은 사실상 군민의 세금으로 공무원 전원에게 일본 여행을 보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외연수 대상 지역을 일본으로 제한한 청도군은 일정은 3박4일∼4박5일로 하라고 하면서도 결과보고서는 A4용지 1∼2장 분량으로 작성하도록 해 '3박4일 술만 진탕 먹고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선진지 견학을 다녀온 몇몇 청도군청 직원들이 올린 "군수가 가라 해서 일본 여행 간다", "3박4일 술만 진탕 먹고 왔다", "애니메이션 소품숍 구경에 먹자 여행 갔다", "나이 많은 사람들이라 패키지로 갔다", "상황이 안돼서 하반기에 간다" 등의 글을 인용했다.

청도군은 공무원에게 1인당 100만 원의 국외연수 여비를 지급하기 위해 올해 4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군민 A 씨는 "요즘 엔화 약세로 100만원이면 일본 여행 충분히 갔다 올 수 있는데 여행경비 전액을 지원하는 꼴"이라며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때보다 더 힘들어 죽을 지경인데 해마다 4억원의 혈세를 들여 공무원들 해외 여행을 시켜주니 청도군 공무원들 힘 나겠다"고 비꼬았다.

올해 청도군의 재정자립도는 9.6%로 전국 243개 자치단체 중 203위이며 지난해 청도군의 부채는 135억 8400만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청도군은 "지방소멸에 대응하기 위해 저출생, 고령화 등 지방소멸 위기를 우리보다 먼저 겪은 일본의 다양한 정책 사례를 분석해 지역의 변화와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직원 해외연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앞서 청도군은 세계적 작가라고 속인 전과 6범의 사기꾼의 말을 그대로 믿고 작가 이력도 확인하지 않은 채 '짝퉁 작품'을 3억원어치 구입해 혈세 낭비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 작가는 중국에서 헐값에 구매한 복제 조형물을 '작품'이라고 속여 납품했으며 결국 지난달 사기혐의로 구속됐다.

news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