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개최지' 경주 "환영"…인천 "나쁜 결정" 반발-제주 "아쉬워"

유정복 인천시장 "경주시, 공모 기준 위반" 주장도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지난 5월28일 APEC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에서 현판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지희 외교부 국제경제국장, 조이 사쿠라이 주한 미국대사 대리, 레베카 파티마 스타 마리아 APEC 사무국장, 조태열 장관, 파울 페르난도 두클로스 파로디 주한 페루 대사, 김희상 외교부 경제외교 조정관. (외교부 제공) 2024.5.28/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경주·인천·제주=뉴스1) 최창호 박소영 고동명 기자 =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시로 사실상 선정되자 유치전을 벌였던 세 지자체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개최 도시인 경주시는 21일 "후보지 중 유일한 기초자치단체로 APEC이 지향하는 포용적 성장과 정부의 지방시대 지역 균형발전 가치 실현을 위해서도 충분한 명분과 실익이 있다"고 강조했다.

주낙영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경주가 가진 고유의 정체성을 토대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경험과 잠재력, 혁신 경제의 모범 모델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기회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 시민들도 "천년의 역사 도시이며 왕의 도시인 경주에서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이 당연하다", "경주 선정은 결코 놀랄 일이 아니다"며 반색했다.

반대로 탈락한 인천시는 크게 반발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수능 만점자를 탈락시킨 참 나쁜 결정"이라고 표현했다.

유 시장은 "(인천은 정상회의 개최지) 공모 기준 모든 항목에서 압도적으로 탁월하다"며 "경주시는 공모 기준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주요 회의장 배치안을 유치 신청서와 달리 변경하고, 개최 지역 범위를 신청 지역인 경북을 벗어나 타 시·도까지 임의로 확대 수정했다고 (언론에) 보도됐다. 이는 명백한 공모 기준 위반이며 공정성을 훼손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유 시장은 "조만간 외교부 장관을 만나 신중하고 현명한 결정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유치 경쟁을 벌였던 제주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기자실에서 회견을 열고 "매우 아쉬운 결과"라면서도 "유치 과정에서 제주의 역량과 가치를 각인시킬 수 있었다"고 했다.

오 지사는 "135만 제주인의 열정을 응집했던 긍지와 자부심은 제주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며 정상회의 개최지로 선정된 경주시에 축하를 전했다.

앞서 APEC 개최 도시 선정위원회는 전날 회의에서 경북 경주시를 내년 APEC 개최 도시로 준비위원회에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선정위 투표에선 17명의 선정위원 중 13명이 경주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부처 차관 등으로 구성된 APEC 정상회의 준비위는 오는 27일 회의 개최 도시를 결정, 발표할 전망이다.

leajc@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