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범 잡은 택시 기사, 알고보니 '베테랑 경찰' 출신
경북경찰, 감사장과 보상금 전달
62세 김상오씨 "몸은 퇴직했지만 마음은 청년경찰"
- 신성훈 기자
(안동=뉴스1) 신성훈 기자 = 경북 경찰은 지난 10일 보이스피싱 범죄자를 검거하는 데 기여한 택시 기사 김상오 씨(62)에게 감사장과 신고 보상금을 전달했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10일 오후 4시 39분쯤 한 택시 기사가 "대구에서 안동까지 태워 온 손님이 보이스피싱 범죄자 같다"는 신고로 안동경찰서 역전 지구대 경찰들이 출동해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추정되는 30대 남성 A 씨를 검거했다.
이를 신고한 택시 기사 김상오 씨는 32년 동안 경찰로 근무하다 퇴직한 베테랑 경찰 출신이었다.
그는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서 오후 3시 23분 보이스피싱범을 태우고 경북 안동으로 이동하던 중 보이스피싱범의 전화 통화 내용이 수상하다는 것을 느꼈고 용의자로 추정되는 A 씨를 안동교회 인근에서 내려준 뒤 지켜보고 있었다.
김상오 씨는 A 씨가 50대 남성 B 씨에게 쇼핑백을 전달받은 것을 확인하고 경찰과 통화하며, 범인의 이동 방향을 설명하며 추적해 인근에서 검거할 수 있었다.
그는 돈을 전달 A 씨에게 준 B 씨 역시 보이스피싱 수거책 공범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B 씨를 추적, 경찰에게 통화로 위치를 전달하며, B 씨의 신병도 확보했다.
B 씨는 피해자였고 다행히 돈을 지킬 수 있었다.
용의자 A 씨는 경찰 진술에서 피해자로부터 현금 5000만원을 받아 전달하라는 한 지시를 받았고 이를 성공시키면 일정 수고비를 받기로 했다고 자백했다.
이에 김철문 경북경찰청장은 경찰 선배이기도 한 택시 기사 김상오 씨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담아 감사장과 신고보상금을 전달했다.
김상오 씨는 "현직에 있는 후배들과 힘을 합해 범죄로부터 누군가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어 오랜만에 가슴 뛰는 순간이었다"며 "몸은 퇴직했지만, 마음은 아직 청년 경찰인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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