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 사건' 13시간 대질 마쳐…여전히 엇갈린 진술

수중수색 지시는 아무도 한 적 없어
최고 지휘권자들 책임회피 '급급'

해병대 1사단 포병 7여단장(왼쪽)과 11대대장이 19일 오후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경찰의 대질조사를 받기 위해 각각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에 출석하고 있다. 2024.5.1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안동=뉴스1) 신성훈 기자 =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관련, 현장 작전통제 본부장인 7여단장과 포병 11대대장의 대질조사가 13시간 만에 끝났다.

이들은 19일 오후 1시 경북 경산시 경북경찰청 제1기동대에 출석해 13시간 넘게 대질 조사를 받고 다음 날인 20일 오전 2시 17분에 복귀했다.

지난달 22일 채상병의 직속 대대 7대대장의 소환조사와 이달 13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소환조사에서 "수중수색을 지시한 적이 없다"는 주장이 나온 이후 지휘부에 대한 세 번째 심도 있는 경찰 조사였다.

경찰의 장시간 강도 높은 조사에도 불구하고 수중수색 지시가 누구로부터 어떻게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당시 '수변'이라는 작전명으로 물가 주변 수풀이 있는 곳까지만 수색해도 되는 작전이었지만, 이들은 채 상병이 사망하기 하루 전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수색 범위와 물 깊이에 대해 독대를 한 것이 진술 중 확인됐다.

대대장은 여단장과의 독대에서 '필요하면 물에 더 깊이 들어가도 된다'고 했다며, 어디까지 들어가도 되냐는 질문에 '허벅지까지는 들어가도 된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단장은 "그런 대화를 나눈 적 없다"며, "수색을 독려하는 원론적 차원의 지시만 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지휘관들의 SNS 대화 내용에 따르면 여단장이 '사단장의 지시 사항 바둑판식으로 무릎아래까지 들어가서 정성껏 찔러보면서 탐색'하라는 내용이 있지만, 사단장과 여단장은 입수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해병대 수사단에서 '채상병 순직 사건' 조사 당시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으로부터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지목된 피의자들이지만 최고 책임자들은 지금까지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로의 진술이 엇갈리는 부분도 있고 같은 부분도 있다. 구체적인 진술에 대해 진위를 파악해 피의자와 참고인들을 다시 조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ssh484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