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탁상행정"…대구 개시장 상인들 "현금 구매해 영수증 없어"

2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상인들이 북구보건소를 방문해 영업 신고 관련 절차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다.2024.5.2/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2일 오후 2시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상인들이 북구보건소를 방문해 영업 신고 관련 절차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다.2024.5.2/뉴스1 ⓒ News1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대구 북구 칠성개시장 상인들이 2일 북구보건소를 찾아 "국회가 현실과 동떨어진 개 식용금지법을 공포했다"고 비판했다.

수십년간 보신탕 업소를 운영해온 상인들은 정부가 제출을 요구한 증빙서류에 대해 "개를 구매해 온 증빙 서류가 없다"며 "필요할 때마다 현금을 주고 개농장 업주에게 구매했고, 개농장 업주를 찾아가 관련 자료를 달라고 해도 주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칠성 개시장 상인들은 오는 7일까지 관할 대구 북구에 영업 신고를 해야 한다.

상인들이 '개 식용 도축·유통 운영 신고서'에 연 평균 거래량과 1㎏당 판매 가격을 적고, 영수증 등 증빙서류를 제출해야 하는데, 개농장 업주에게 현금으로 구매했기 때문에 기록이 남아 있지 않는다는 것이다.

46년간 칠성개시장에서 건강원을 운영한 A 씨(80대)는 "개식용금지법은 도축 수를 정확히 도출할 수 있는 개농장 운영주에게 초점이 맞춰진 법"이라며 "필요한 만큼 현금을 주고 구매해 운영하는 건강원 입장에서는 증빙하기가 힘들다"고 했다.

대구 북구 관계자는 "정부에서 필요한 자료를 제출할 수 있도록 상인들을 도와주고 있지만, 일부 업주들이 증빙 자료 제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라고 전했다.

임미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동물보호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이 법이 개시장을 종식할 수 있지만 영업을 접어야 하는 상인들에게는 법이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식용금지법 공포 3년 후인 2027년 2월부터는 식용 목적의 개 사육과 증식·도살,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의 유통·판매가 전면 금지된다.

psyduc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