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노동절 집회에 최대 8천여명 참가…도심 행진 예정(종합)

노동계·시민단체…'박정희 동상' 비판 예상
교통정체 예상…경찰 "경력 1100여명 배치"

대구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134주년 '메이데이'(세계노동절)을 맞아 대구 도심에서 올해 최대 규모의 도심 집회를 예고했다. 사진은 지난해 세계노동절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행진하는 모습. 2023.5.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대구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134주년 '메이데이'(세계노동절)을 맞아 대구 도심에서 올해 최대 규모의 도심 집회를 예고했다.

노동계는 집권 3년 차에 접어든 윤석열 정부 퇴진과 노동권 보장을 주장하며, 대규모 집회와 가두행진을 벌일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와 시민사회·야당 등이 노동절인 5월 1일 오후 대구시의회 앞 도로에서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윤석열 정권 퇴진·모든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노동의 꿈, 우리가'를 주제로 5000~8000여명이 참가하는 '세계노동절 대구대회'를 열 예정이다.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윤석열 정권 이후 국민의 삶이 무너지고 있다. 노동조합을 기득권 세력으로 치부하고 탄압하고 있다"며 "건설노조와 화물연대를 본보기로 탄압했고, 이 과정에서 양회동 열사가 '윤석열 정권을 꼭 퇴진 시켜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동조합을 탄압할 뿐 아니라 철저하게 서민의 삶을 외면하고 있다"며 "총선으로 국민의 뜻이 드러났음에도 반성도 없이 국정 기조를 바꾸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고 했다.

집회에는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범시민운동본부'도 참가해 대구시의 박정희 기념사업을 비판할 것으로 예상된다.

집회 이후 참석자들은 도심 행진에도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집회 행사장 주변에 경력 1100여명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방침이다.

집회 장소 주변 도로는 순차적으로 통제된다.

이날 오전 5시 30분부터 공평네거리에서 교동네거리 구간의 일부 차로 통제를 시작으로 오전 8시 30분부터는 행사장 무대 설치로 공평네거리에서 시청네거리 구간이 전면 통제된다.

오후 3시 30분부터는 하위차로를 이용해 3개 코스에서 행진이 시작될 예정으로 도심권 차량 정체가 예상된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준법 집회는 적극 보장하지만, 불법행위는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며 "대중교통과 자가용을 이용할 때 교통경찰의 수신호 통제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세계노동절 대구 도심 행진 코스. (대구경찰청 제공)/뉴스1

세계노동절의 시초는 1800년대 말 미국에서 발생한 '헤이마켓 사건'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미국 노동자들은 하루 14~18시간의 고강도 노동을 했으며, 이런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1886년 5월 1일 시카고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하루 8시간 노동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총파업에 나섰다.

20만명이 넘는 노동자가 거리로 나와 평화시위를 벌였으나 이틀 후 2차 시위에서 경찰과의 충돌로 아이를 포함한 6명이 숨졌다.

이를 규탄하기 위해 같은 달 4일 시카고 헤이마켓 광장에 약 30만명이 몰렸고, 이때 군중 쪽에서 폭탄 투척과 이에 따른 경찰 발포로 수백명이 다치고 목숨을 잃었다.

이 헤이마켓 사건의 시작인 5월 1일을 노동절로 정한 때는 그로부터 3년 뒤인 1889년이다.

그해 파리에서 결성된 국제 사회주의 기구 '제2인터내셔널'은 헤이마켓 희생자를 기린다는 뜻으로 5월 1일을 '메이데이'(May Day)로 공표했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