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료개혁 강행 방침에…대구 의료계 "더 두고 보자" 기류

계명대 의대 신입생은 "전면 수업 거부"
대구 찾은 이주호 "의료개혁 완수해야"

1일 오전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사와 환자 및 보호자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개혁 관련 대국민 담화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2024.4.1/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대구=뉴스1) 남승렬 이성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의료 개혁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개혁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히자, 대구 의료계는 대체로 관망하며 향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이날 대구 한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대구의 경우 여전히 겉으로는 큰 혼란이 없는 분위기지만 폭풍전야와 같은 기류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전국의대 교수비상대책위원회는 '주 52시간 준법 투쟁'을 의결했지만, 대구권 상급종합병원 의대 교수는 환자 곁을 떠나지 않고 현장을 지키는 분위기다.

영남대 의대의 경우 '주 52시간 준법 투쟁'에 동참해달라는 공문을 전국의대 교수비대위 측으로부터 받았지만, 현재 운영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병원은 현재 18개 병동 중 4개 병동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교수들이 주말마다 12시간씩 당직을 서고 외래진료까지 보고 있어 한계를 느끼고 있지만 버틸 때까지는 버티겠다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경북대병원의 경우는 병동 가동률이 반토막 난 상태로, '주 52시간 준법 투쟁'에 상관없이 병동 운영 방침을 현 상태로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의사회는 대통령 담화와 관련 현재까지 특별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의대생들은 '수업 거부' 입장을 표명했다.

계명대 의대 예과 1학년 재학생 일동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전공수업 거부를 넘어 교양수업까지 포함한 '전면 수업 거부'를 시행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면 수업 거부는 크나큰 위험이 따를 것이라고 하지만, 저희가 생각해야 할 사정은 '대한민국 의료와 의학교육의 멸망' 이 한 가지"라고 했다.

다른 대학 의대생들의 움직임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일 오후 대구 중구 경북대 의과대학에서 열린 의대 운영대학 현장 간담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4.1/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한편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대구를 찾아 "대통령 대국민 담화와 같이 의료계가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확실한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 제안을 해 주신다면 정부는 열린 자세로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중구 삼덕동 경북대 의과대학 본관에서 열린 지역 거점국립대 의과대학 순회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며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이라는 정부의 의료 개혁 의지를 다시 한번 내비쳤다.

그러면서 "지난 토요일 충북 보은에서 생후 33개월 된 여아가 상급종합병원으로 이동 도중에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개혁은 필수의료를 살리고 국민 누구나 제때 양질의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 장관은 이어 "학생들이 잘못된 판단과 선택을 하고 있을 때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교육기관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주시기를 바란다"며 "의대생 여러분은 미래 의료계를 책임지고 나갈 소중한 인재로, 속히 학업에 복귀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pdnam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