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에 꽃망울만 맺혔는데…구미 금오천 벚꽃축제 강행
- 정우용 기자
(구미=뉴스1) 정우용 기자 = 경북 구미시 금오산도립공원 아래 금오천은 1㎞의 둑길 따라 왕벚나무가 끝없이 이어져 상춘객들의 사랑을 받는 '벚꽃 명소'다.
벚꽃이 만개하는 시기에 맞춰 해마다 열리는 '금오천 벚꽃축제'는 구미 시민뿐 아니라 인근 지자체에서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축제로 올해는 22일 시작해 26일까지 진행된다.
하지만 올해 잦은 봄비로 일조량이 줄어들고 꽃샘추위로 최저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가 며칠간 계속되자 축제 전야제가 열리는 22일에도 벚나무가 꽃을 피우지 못하면서 '벚꽃 없는 벚꽃축제'로 전락, 축제 관계자들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축제장 주변에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식음 존에는 푸드트럭이, 행사장에는 공연 무대와 각종 부스가 들어서는 등 손님 맞을 준비를 마쳤는데 가장 중요한 벚꽃이 피지 않고 있다.
축제장 대부분의 벚나무에는 아직 꽃봉오리가 열리지 못하고 알알이 맺힌 상태다.
경주시는 벚꽃이 피지 않자 22일부터 열 예정이던 '대릉원돌담길 벚꽃축제'를 1주일 연기했다.
충북 청주시와 강원 강릉시도 벚꽃축제를 각각 1주일 미뤘다.
하지만 구미시는 주말 비 예보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강행하기로 했다.
한 시민은 "꽃이 피지 않는 상태에서 축제를 하면 행락객이나 관광객이 당연히 오지 않을 텐데 연기하지 않고 강행하는 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구미경실련은 "진해 군항제보다 사흘이나 일찍 벚꽃축제를 연다는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축제 기간 벚꽃이 피지 않을 것이 예상되는데도 연기하지 않고 1억 9000만원의 예산을 낭비하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행사 공연팀 등의 섭외가 하루이틀 만에 결정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무대와 각종 포토존 등의 설치도 계약대로 하지 않으면 5000만~6000만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며 "꽃이 덜 폈지만, 준비한 각종 공연 등을 즐기면 좋겠다. 포토존 등 각종 설치물은 축제가 끝나도 오는 31일까지 그대로 둬 시민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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