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환자 받아줄 응급실 찾느라 도로서 2시간 30분 '뺑뺑이'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으로 의료공백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20일 오후 응급환자를 태우고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 도착한 119구급대가 응급실로 향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2024.2.20/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경산=뉴스1) 이성덕 기자 =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 속에 응급 환자를 실은 119구급차가 2시간 30분간 병원을 찾아 뺑뺑이를 도는 일이 발생했다.

23일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11시 13분쯤 경북 경산시 서상동의 한 교차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50대 남성 A 씨가 오토바이에 치여 어깨 등을 다쳤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 당국은 A 씨를 응급차에 싣고 대구의 모든 상급종합병원에 연락해 "환자를 받을 수 있느냐"고 물었지만, 모두 "안 된다"고 답했다.

사고가 일어난 날은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전공의들이 진료실을 떠난 첫날이었다.

전날 사직서를 낸 전공의는 경북대병원 본원 179명, 영남대병원 65명, 대구가톨릭대병원 83명 등이다.

어깨 등을 다친 A 씨는 경상 환자로 분류됐지만, 이송 과정에서 산소포화도가 85%까지 떨어져 중증 환자로 바뀌었는데도 병원 측이 '의료진 부족' 등을 이유로 받아주지 않은 것이다.

병원을 찾기 위해 도로에서 2시간 30분을 허비한 A 씨는 한 병원에서 간신히 응급 치료를 받았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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