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산 두번 바뀌었어도 슬픔 여전" 대구지하철 참사…상인들 반대 집회도
- 이성덕 기자
(대구=뉴스1) 이성덕 기자 = 18일 대구 동구 팔공산 시민안전테마파크 추모탑 앞에서 열린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 21주기 추모식은 행사를 반대하는 팔공산 인근 상인의 반발로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참사가 발생한 지 21년이 흘렀지만, 유족들의 슬픔은 여전했다. 희생자의 이름을 적은 꽃 앞에서 오열하며 쓰러졌다.
팔공산 일대에서 영업하는 상인과 주민으로 구성된 '팔공산추모공원 반대투쟁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 추모탑 인근에서 추모식 반대집회를 열었다.
상인 20여명은 '대구시는 협약서 내용을 즉각 이행하라', '2·18 추모식 결사반대'라는 글이 적힌 피켓을 들고 항의집회를 열었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 일대는 '청정지구 팔공산에 2·18추모행사가 웬 말이야?', '홍준표 대구시장은 권영진 전 시장이 약속한 협약서 내용을 즉각 실행하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는 2003년 2월18일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의 아픈 과거를 잊지 않고, 안전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2008년 12월 국·시비와 국민성금 등 250억원을 들여 만들었다.
그러나 팔공산 인근의 일부 상인과 주민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시설'이라며 건립 당시부터 반발해 왔다.
이날 비대위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큰 목소리로 발언을 해 잠깐 소음기준치인 75dB(데시벨)을 넘기자, 경찰 측이 소음유지 명령을 내렸다. 다행히 유족 측과 마찰은 없었다.
2·18안전문화재단 윤석기 이사장은 "추모사업은 가해자인 대구시가 피해자인 유족들에게 피해 보상의 하나로 합의한 것"이라며 "누가 시장이 되든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와 책임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4·16 세월호 참사 등 전국 8곳 연대와 함께 힘을 모아 생명의 소중함과 안전의 가치를 높이고자 한다"면서 "최대한 추모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유족 등 200여명이 참석한 추모식은 추도사 낭독, 분향, 헌화로 진행됐다.
대구지하철 화재 참사는 2003년 2월18일 오전 9시53분 지하철1호선 중앙로역에 정차한 전동차에서 한 지적장애인이 휘발유에 불을 질러 마주 오던 전동차로 번지면서 192명이 숨지고 151명이 다친 사고다.
이후 방화를 저지른 지적장애인은 무기징역을 받았고 복역 중 2004년 8월 지병으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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