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기 보낸 대구 신규 분양시장…올해 18개 단지 9000가구 후분양

수요자 선택 폭 넓어진 대신 건설업체에는 부담

2024년 대구지역의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사진은 대구 도심 전경.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News1 DB

(대구=뉴스1) 김종엽 기자 = 올해 대구지역의 아파트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1998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분양 제로(0)' 현상이 나타나는 등 암흑기를 보낸 대구지역은 아직 분양 대기 물량이 산적해 있는데다 신규 입주 물량이 2만4000여가구에 달한다.

신규 분양 물량 대부분이 후분양 단지여서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리스크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가 우려된다.

2일 대구 부동산업계가 내놓은 올해 신규 분양 예정 아파트는 서구 '반고개역 푸르지오 엘리비엔' 240가구 등 모두 18개 단지, 9273가구다. 이 중 78.4%인 7272가구가 일반 분양 물량이다.

이들 사업지는 대부분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청약 저조 우려에 따라 건설업체들이 신규 분양을 미뤄왔다.

특히 2025년 6월까지 준공 예정인 10개 단지, 4214가구는 경기 침체와 고금리가 지속돼도 올해 안에 분양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준공후 미분양 적체가 우려된다.

지난해 11월 기준 대구의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는 1016가구로 지난해 4월(1017가구)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1000가구를 넘어서는 등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아파트를 다 지어 놓고 분양에 나서는 후분양은 일반 미분양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높을 수 밖에 없다.

공사 진행 과정에서 급증한 원자재 가격을 분양가에 고스란히 반영해야 해 높은 분양률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2024년 후분양 예정 아파트 물량(분양대행사 제공)

그러나 수요자 입장에서 보면 나쁠게 없다.

준공후 미분양을 줄이기 위해 건설사와 시행사 등 사업주체들이 분양가 할인, 페이백 등 조건변경과 같은 적극적인 프로모션에 나설 경우 내 집 마련의 호재가 될 수 있다.

15개월째 깨지지 않고 있는 일반 미분양 '1만 가구의 벽'도 수요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대구의 일반 미분양 물량은 1만328가구로 전국 미분양 물량(5만7925가구)의 17.8%를 차지해 여전히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입주물량 역시 2만4000여가구로 지난해(3만4784가구)보다 1만가구 이상 줄었지만 최근 10년(2014~2023년) 한해 평균 1만923가구를 크게 웃돈다.

올해는 청약제도가 일부 변경돼 신혼부부 특별공급 횟수가 늘어난다.

기존 부부 합산 1회에서 부부 각각 1회로 증가하는 것이다. 같은날 당첨자를 발표하는 단지 청약에도 부부가 각자의 통장으로 신청할 수 있으며, 중복 당첨되면 먼저 신청한 것을 인정한다.

주택청약저축 납입액 소득공제 한도도 연 240만원에서 300만원까지 올라간다.

오는 29일부터는 아이를 낳은지 2년 이내 가구는 주택 구입자금을 저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신생아 특례 대출은 소득이 부부합산 1억3000만원 이하인 무주택가구를 대상으로 한다. 지난 1일 이후 출생아(입양 포함)부터 적용되며 대출신청일 기준으로 출산한지 2년을 넘으면 안된다.

순자산 요건은 소득 4분위 가구 보유액의 평균인 4억6900만원보다 많아선 안된다. 주택 가격은 9억원 이하, 대출 한도는 5억원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후분양 단지의 신규 공급이 진행되면 악성 미분양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할인 분양이 다양해지고, 1만가구가 넘는 일반 미분양과 신규 입주 물량까지 선택할 수 있다"며 "청약제도 완화와 신생아 특례 규정도 미분양 해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im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