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길 외롭지 않게"…코바체프 전 대구시향 지휘자 빈소 경북대병원에

18일까지 시민들 조문 받아…19일 명복공원에서 발인

대구시립교향악단 지휘봉을 잡았던 독일 국적의 마에스트로 고(故) 줄리안 코바체프(1955~2023)의 빈소가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독자 제공)/뉴스1

(대구=뉴스1) 남승렬 기자 = 지난 9년 동안 대구시립교향악단 지휘봉을 잡았던 독일 국적의 마에스트로 고(故) 줄리안 코바체프(1955~2023)의 빈소가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18일 대구문화예술진흥원과 대구콘서트하우스에 따르면 TC태창(태창철강 그룹) 측은 전날 오후부터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102호에서 코바체프를 애도하는 조문을 받고 있다.

TC태창은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철강업체로, 코바체프는 대구시향에서 퇴직한 후 이 업체에서 문화예술 부문 자문 업무를 맡았다.

이런 인연으로 국내외에 가족이나 친지가 없는 코바체프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TC태창 측이 "코바체프가 마지막으로 몸담은 TC태창에서 화장과 유해 안치를 포함한 장례절차를 담당하겠다"며 나섰다.

조문은 평소 코바체프를 아끼고 사랑한 문화계 인사는 물론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빈소 외에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 2층 로비에도 별도의 추모 공간이 마련됐다.

2014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 9년간 대구시향 제10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로 활동한 코바체프의 정기공연과 기획연주 대부분은 전석 매진을 기록, 대구에 클래식 열풍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6년 대구시향의 첫 유럽 3개국 투어에서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인 공로로 금복문화상과 명예시민증을 받기도 했다.

올해 3월 대구콘서트하우스 고별무대에서 그는 "시민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지난 9년은 음악 인생에서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2014년 취임 이후 클래식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수준 높은 시민들, 믿고 따라준 단원, 스태프 등과 함께 마치 대가족을 이룬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3월 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직에서 퇴임하고도 대구에 대한 애정이 강해 모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지역에 머물다 지난 12일 심장마비로 숨졌다.

갑작스런 그의 별세 소식에 지역 문화계는 충격에 빠졌다. 코바체프는 국내는 물론 독일에도 가족과 친지 등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돼 장례 절차를 놓고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대구콘서트하우스에 마련된 코바체프 추모 공간. (대구콘서트하우스 제공)/뉴스1

조문은 18일 저녁까지 가능하며 발인은 오는 19일 명복공원에서 진행된다.

오상국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예술진흥부장은 "코바체프의 마지막 가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시민들의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pdnamsy@news1.kr